글로벌시대 전 세계가 2020년 새해 1월을 맞이했다. 특별히 같은 수가 반복되는 2020년이 되다 보니 뭔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역학적으로 육십간지 중 경자(庚子)는 37번째이다. 납음은 벽상토(壁上土)이다. 벽상토란 벽에 붙은 흙을 의미한다. 흙의 속성은 씨앗을 품어 자라나게 하는 토양의 기본이다. 흙은 땅에 퍼져 있는 것이 기본이라 무토(戊土)나 기토(己土)가 토의 기본이 된다.
그러나 경자년을 납음으로 볼 때 벽상토로 본 것은 흙의 쓰임새에 있어 집이나 건물의 벽을 공고히 하는 데 있다. 흙으로 발라 바람을 막고 추위와 더위를 차단하는 기능 또한 인간의 삶에 요긴한 것이라 나름의 실용의 묘가 뛰어난 간지로 보는 것이다. 물상으로는 양의 금 기운과 음의 물기운이 기둥을 이뤘으니 하늘의 금 기운이 땅의 물을 이롭게 함이다. 지지의 쥐는 천간의 기운으로 흰 쥐이다. 흰 쥐는 상서롭게 영리함을 나타낸다. 지지(地支)인 자(子)는 '다시 돌아옴' 또는 '회복'의 뜻이 있다고 역에서는 해석한다.
그렇게 본다면 2020년 경자년은 하늘의 바르고 곧은 금 기운이 인간들의 세상에 변화를 가져와 바람직한 가치를 회복하는 시기가 될 것을 기대해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는 "송구영신(送舊迎新) 호시절(好時節) 만물고대(萬物苦待) 신천운(新天運)"이라 한 남사고 선생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조선시대 명종 때 사람인 격암 남사고 선생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때는 좋은 때라는 의미와 기대로 '송구영신(送舊迎新) 호시절(好時節)'이라 했다. 새로운 하늘이 열리는 운을 사람을 포함한 모든 만물이 학수고대하기에 좋은 시절이라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으리라. 현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 우리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경자년에는 실질과 명분이 상충하지 않는 실리로써 호시절을 구가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