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3일 '원포인트(일괄처리) 본회의' 개의 여부 논의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벼랑 끝에 선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문 의장과 이인영(더불어민주당)·심재철(자유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해 본회의 개의와 예산부수법안·민생법안·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 상정·처리 등을 논의했지만, 잰걸음에 그쳤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에 따르면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오후에 본회의를 열어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며 "국민께 성탄절 선물로, 정치권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멋진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도 회동 후 "더는 미룰 수 없는 의사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 10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범여권이 공조해 512조25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것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한국당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의 본회의 날치기 처리에 대해 의장에게 항의했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며 "어물쩡 넘어갈 것이 아니라 입장문을 내 달라고 했지만, 의장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에 따르면 당시 회동에서는 한국당의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두고 고성까지 주고 받았다.
현재 국회에는 예산부수법안 22개가 표류 중이다. 범여권은 예산안 처리 당시 부수법안 26개 중 4개 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문 의장은 본회의가 열리면 그 자리에서 유감을 표하고, 사과를 전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