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룰루레몬 매장에서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롯데쇼핑
2020년 밀레니얼이 몰려 온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6년 사이 출생)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부상함에 따라 유통업계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자란 세대로 인터넷과 친숙하며, 자아실현, 경험, 재미 등 본인 삶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이 특징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따지며 가격이 비쌀지라도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이들의 독립적이고 가치중심적인 성향은 내년에도 소비 트렌드를 좌우할 전망이다.
◆'나 혼자 먹는다'
'혼밥'을 즐기는 젊은 싱글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맞벌이 부부 20~30대 소비자들이 늘면서 외식 빈도와 비용은 증가했지만, 국내 외식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이들은 주로 배달 외식과 편의점 간편식, 밀키트 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19년 외식소비 행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1인 월평균 외식빈도는 지난해 3.4회에서 올해 4.2회로 0.8회 증가했고, 1인 월평균 외식 비용도 지난해 3만8928원에서 올해 4만9920원으로 1만992원 뛰었다.
특히 20대의 혼밥 비중이 두드러졌다. 20대는 외식횟수 월 평균 13.3회 가운데 1인 외식이 6.0회(45.1%)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배달앱 이용 성장세에 따라 배달 외식 부문에서 특히 소비자 행동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음식점 선택 요인 조사에선 최근 배달 앱 이용 확산세에 따라 2017년에는 순위에 없던 '주문 편리성' 항목이 지난해 처음 3위(27.5%)에 올랐다. 올해는 그 비중이 30% 가까이(29.5%) 높아졌다. 선택 요인 1, 2위는 각각 '맛'(70.2%)과 '가격'(46.9%)이 꼽혔다.
편의점 도시락이 발달하면서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을 즐겨먹는 소비자)'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지난 1개월간 편의점 식사 경험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8.7%로 절반을 넘어섰다. 편의점 식사 빈도는 주 1.6회, 월 5회로 1회당 5849원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제품은 도시락이 4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김밥·주먹밥이 28.5%, 햄버거·샌드위치가 14.0%, 다양한 간편식이 9.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게 여기는 시대에 혼자 식사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며 "또한, 취향이 다양화 세분화하면서 다양한 1인메뉴가 등장하고 있어 1인 외식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번 결제도 번거롭다! 구독경제 확산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통업계를 강타한 화두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다. 정기 구독료를 내면 특정 날짜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영화나 음악같은 미디어 콘텐츠는 물론, 식품, 뷰티 등 소비생활과 밀접한 분야 전반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미디어 모델은 '넷플릭스'를 꼽을 수 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영화나 TV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2015년 3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아동용품을 비롯해 휴지, 생수 등 생필품을 정기 배송해준다. 배송 날짜와 배송 주기를 선택하면 매번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현재 서비스 이용자는 약 40만명이다.
오설록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 12월 구성 품목/아모레퍼시픽
CJ ENM 오쇼핑부문의 경우 여성 주기에 맞춰 생리대를 받아볼 수 있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오설록은 차(茶) 정기구독 서비스인 '다다일상(茶茶日常)'을 정식 개시하기도 했다.
고객들에게 매월 오설록이 추천하는 차, 다구, 소품 등을 함께 큐레이션해준다.
소비자는 제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은 고객을 오래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비위축에도 VIP 명품 소비는 계속
올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비중이 30%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명품 주 소비층인 VIP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은 내년에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 세대가 소비 주도세력으로 급성장하자 신세계백화점은 VIP자격 조건을 '연간 400만원 구매'로 낮추는 등 젊은 VIP 유치를 위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1층에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색적인 콘셉트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더 스테이지'를 운영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 리뉴얼 과정에서 '백화점 1층=화장품 매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1층을 명품매장으로 채웠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내년 '고메이494 한남'을 오픈한다. 갤러리아 F&B 콘텐츠인 '고메이 494'에 VIP 라운지 '메종 갤러리아'가 결합된 공간이다. 갤러리아는 이곳을 통해 VIP 고객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측은 "'고메이494 한남'을 시작으로 주요 고급 주택시설 니즈에 맞는 프리미엄 도심형 복합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소비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VIP의 명품 소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의 VIP 마케팅은 매출 호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