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구서윤 기자】 삼성전자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 2020'을 CES에서 선보였다.
디지털 콕핏이란,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에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대신 디지털 제품을 입힌 것으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과 공동 개발한 첫 결실이다.
올해 선보인 디지털 콕핏은 5G를 기반으로 차량 내부와 주변을 연결해 운전자·탑승자·보행자가 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이 '디지털 콕핏 2020'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 박종환 부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세번째 디지털 콕핏은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해 우리가 자동차 생활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고민해 만든 것"이라며 "삼성이 하만 인수 3년 만에 삼성 기술이 하만 전장사업에 들어가 수주가 계속 늘어나고 매출이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과 하만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는 해가 내년 혹은 내후년으로 예상된다. 수주를 확보한다고 해도 3~4년 후에 매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2022년이나 2023년부터 매출이 늘어나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콕핏 2020의 구성 모습. /삼성전자
◆화면 8개, 카메라 8대로 편리성·안전성·연결성 강화
디지털 콕핏 2020은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더 편리하고 안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앞좌석에는 총 8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뒷좌석에는 탑승자 소유의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중앙에 위치한 12.4형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탑승자 인증을 통해 개인별 즐길 거리나 운행 정보 등을 '마이 페이지' 형태로 맞춤 제공한다. 2개의 디지털 노브를 통해서는 공조, 음악 선곡, 빅스비 등을 구동할 수 있다.
그 아래에 위치한 12.3형의 콘솔 디스플레이로는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고, 차량 내외부의 디스플레이를 제어할 수 있다.
차량 전면 유리 아래에는 20.3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주행 정보와 도로 상황, 안전 운전과 관련된 알림과 경고를 시각적으로 제공한다. 또, 무선으로 휴대폰을 연결해 차량 내에서도 PC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이번 디지털 콕핏 2020에는 알림·경고를 통해 안전한 주행을 지원하는 기능들도 대폭 강화됐다. 뒤돌아 보지 않고 운전석 옆의 디스플레이로 뒷좌석 탑승자를 보면서 대화하는 '캐빈 토크' 기능도 추가됐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통합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더욱 진화한 '빅스비'가 적극적으로 운전자와 소통한다. 예를 들어, 집에 낯선 사람이 방문할 경우 스마트싱스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차량에 탑재된 빅스비가 이를 알려주고, 집 도착 전에 집안의 조명과 에어컨을 켜 놓는다.
◆BMW에 세계 최초 5G TCU 공급, 전장 사업 성과 가시화
삼성전자와 하만이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 장비)는 2021년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된다. 이는 5G TCU가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이번 공급은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제품의 첫 수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또한, 삼성전자는 서울시 버스와 택시에 5G TCU를 탑재한 실증 사업을 SK텔레콤과 함께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