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덮친 우한 폐렴 공포…비상체제 가동·위생용품 판매 불티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유통업계를 덮쳤다.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4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당시처럼 면세점, 백화점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심리에 타격을 입힐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중인 모습./롯데면세점
◆중국인 몰리는 면세점, TF 꾸리고 비상체제 돌입
이에 중국인이 가장 많이 몰리는 면세점은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 이갑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조치에 따라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 (발열 직원 조기 귀가 후 의료기관 진료)를 실시한다. 또한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 (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중국 방문 직원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을 실시하며,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TR부문장인 한인규 사장을 본부장으로 앞세워 비상대응 테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영업장 직원 출입구에는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하고 임직원(협력사 직원 포함)에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을 하는 한편 영업장 자체적으로도 하루 1번 이상 소독을 강화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부서 단위별로 매일 출근 때와 오후 4시 체온을 측정하고 외부 행사도 자제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날마다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판매직원과 직영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영업장은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중인 모습./롯데면세점
◆백화점·마트, 방역 체계 강화
백화점과 마트 업계또 정부 대응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자 업장 내부 위생관리부터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1일부터 전국 점포에 직원 안전수칙과 고객 안전수칙을 배포하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손소독제·세정제·물티슈를 구비하는 한편, 감기에 걸린 직원은 완치할 때까지 연가 대신 공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회의와 회식, 단체 활동도 당분간 금지한다.
고위험군 점포의 경우 도마·칼 등 위생도구는 사용 즉시 세척 및 살균 소독을 실시한다. 또 점포 내 시식을 전면 중단하고, 전 직원에게 위생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하도록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사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의 경우 마스크 착용 후 고객 응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대비해 매장 곳곳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 고지물을 비치했다.
홈플러스는 국내 첫 감염확진자 발생 직후 22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 우한 폐렴 예방 행동지침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쇼핑 카트, 매장 주출입구 등에 소독·위생용품을 비치하고 단체 행사를 자제시켰으며 직원들에게는 반드시 위생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편의점들 역시 전 점포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해당 매장에 대한 자체 소독, 방역 조치를 취했다. 전국 점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전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를 부탁한다'며 '외국인(중국) 방문이 많은 공항 및 관광지, 통행객이 많은 번화가 인근 점포는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을 해주고 철저한 예방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편의점 CU에서 고객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BGF리테일
◆마스크·손세정제 위생용품 판매 급증
우한 폐렴 공포에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8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1월 14~20일)에 비해 438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간에 비해서도 2044%나 증가해 '우한 폐렴'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위메프는 설 연휴 기간인 1월 24일부터 27일까지 KF94 마스크 판매가 전 주 대비(1월17~20일) 3213%, 손소독제는 837% 급증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번째 확진자 발생 시점인 1월 20일부터 23일까지는 전 주 대비(1월13~16일) KF94 마스크 196%, 손소독제 192%의 증가세를 보였다. 세 번째(25일 확진), 네 번째(27일 확진) 확진자가 발생한 설 연휴 기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3213%)와 손소독제(837%)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편의점에서도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크게 증가해 일부 점포의 경우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CU에선 최근 일주일 간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 대비 무려 10.4배나 급증했고, 세븐일레븐에선 지난 24~27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1%나 늘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도 마스크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290%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는 마스크가 품절이 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