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경쟁이 심화하는 시대에 고비용 마케팅 관행이 지속가능한지 의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전업계 CEO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카드사 수익은 저성장세인데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은 해마다 10% 넘게 증가하고 있다"며 "업계와 당국이 함께 노력해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드사 마케팅비용 증가율은 2016년 10.8%에서 2017년 13.7%, 2018년 10.3%로 총수익 대비 10%를 웃돈다. 가맹점 수수료 대비 마케팅비용은 지난 2016년 48%, 2017년 52%, 2018년 55%다. 카드사의 수수료 절반 이상이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 위원장은 어려워진 경영환경의 돌파구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카드업계 보유한 카드회원의 소비지출과 대금결제 관련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신용정보 관리업(My Data),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빅데이터 분석·가공·판매 및 컨설팅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리스업계에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리스와 신기술금융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렌탈업 등 부수업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기술변화와 소비자 니즈를 적극 수용하지 못한 금융회사는 소비자의 선택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리스는 매월 리스 업체에 이용료를 내고 공장, 토지 등 부동산을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리스가 활성화되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매각 후 재임대(sale and lease back)' 방식으로 은행권에서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부동산이 없는 중소기업은 보다 안정적으로 부동산을 임대할 수 있게 된다.
은 위원장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라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