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불안한 업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다시 한 번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시설 투자로 26조9000억원을 집행했다고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전년(29조4000억원)보다는 8.5% 줄어든 금액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8억8900억원에서 27조7700억원으로 급감했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었음을 감안하면 종전 수준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별로는 반도체에 2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에 2조2000억원이 배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반도체에서 1조1000억원, 디스플레이에서 7000억원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공정 전환에 집중하면서 투자액이 줄었지만, 파운드리에서는 EUV 7나노 등 미세 공정 적용을 위한 설비 증설로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A4라인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투자액도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1분기 비수기와 시장 불안 등으로 수익성을 크게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장기를 내다본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D램에서는 1y나노 공정 전환과 함께, EUV를 적용한 1a 나노 D램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다. 낸드플래시에서는 상반기 중으로 6세대 V낸드로 전환한다. 클린룸 등 인프라 투자도 지속키로 했다.
생산 능력은 일단 시장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D램 10% 중반, 낸드 20% 중반대 늘릴 수 있다며, 전망치를 뛰어넘을 경우 평택이나 시안 등 신규 팹을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대책도 내놨다.
특히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확고히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5G 네트워크 장비 등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퀀텀닷 사업화팀'을 신설하는 등 미래 제품 개발을 지속한다.
파운드리 부문 성장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한승훈 전무는 5G 칩과 이미지센서 등 수요가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4나노 개발을 완료한 상태에서 양산을 확대하며 TSMC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3나노 GAA(GATE ALL AROUND) 개발 등으로 업계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확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