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데다 중국 경제의 회복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2003년 사스 발병 당시 및 현재 중국경제 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발발한 신종 코로나는 확산 정도, 지속기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사스 발병 당시인 2003년 2분기 9.1%로 전분기(11.1%)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교통·운수업이 5.4%포인트, 숙박·음식업이 3.6%포인트 떨어지는 등 여행, 숙박, 운송, 소매업 등이 주로 위축된 영향이 컸다.
전염 우려로 인한 해외 바이어 방문 연기, 조업 일시중단 등으로 생산,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산업생산(15.2%)과 수출(34.2%) 증가율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은 2003년 3분기 10.0%로 성장률이 회복됐다.
사스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중국, 홍콩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29개국에서 8096명의 감염자와 774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SARS 발병 당시 주요 경제지표. /한국은행
하지만 이번에는 사스 때와는 경제적 충격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스 때에는 투자가 소비의 악화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의 빠른 확산 속도, 중국의 약해진 경제 여건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03년 중국의 투자 성장기여도는 7.0%포인트로 2002년(3.6%포인트)보다 높아 소비 위축(5.1%포인트→3.6%포인트)을 보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는 디레버리징 정책과 세계 교역 여건 악화로 투자가 소비둔화를 상쇄할 여력이 약한 상황이다.
또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사스보다 빠르다는 점도 하방리스크로 꼽혔다. 사스의 경우 최초 발병 이후 확진자가 1000명을 넘는데 4개월이 소요됐지만 신종 코로나는 한 달도 안 돼 확진자 1000명이 넘었다.
보고서는 "향후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확산이 장기화되면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