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신종 코로나 등 감염자 하루 접촉자 7명 이내로 통제하면 확산 꺽여"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 연구팀, 메르스 사태 직후 낸 2017년 5월 논문 뒤늦게 주목
최악의 감염병도, 누적 회복자 수가 인구 27%가 되는 시점에 감염병 확산 꺽여
전염병 감염자, 미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 /KAIS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등의 감염병 감염자가 하루 평균 7명 이하로 접촉하도록 통제할 경우 감염자 수가 감소로 전환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9일 KAIST(총장 신성철)에 따르면,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당시 지도 학생이던 (주)바이오브레인 김기성 대표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 주제 논문을 2017년 5월 'BMC 바이오인포매틱스(BMC Bioinformatics)' 18호에 게재했다.
논문은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전체로 확산되는지 ▲ 혹은 어느 시점에서 그 기세가 꺾일 것인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은 과연 인류사회를 몰락시킬 것인지 ▲창궐하다가 언제 사라질 것인지 등의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당시 메르스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자체 감염력,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력)'·'지속성(감염 이후 완치까지 시간)'·'사회구조(접촉자 수)'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하고,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이는 감염성과 지속성 등 고유 특성의 감염병이 등장한 이후 사회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감염자 수가 증가하다 감소하는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꺽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연구 결과, 감염병이 사회에서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점(VRTP)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를 감염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측정이 가능한 누적 회복자가 감염병이 꺽이는 점의 선행지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컨대,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감염병 확산이 꺽인다는 것.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으로 줄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감염자 수 증가가 꺽인다. 특히 연구팀은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 감염병 확산이 꺽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아울러 어떠한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 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어떠한 감염병도 확산이 꺽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일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특히 예방약을 통해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치료제 개발을 통해 지속기간(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 수를 낮출 수 있기에 그 어떠한 질병으로부터도 생존을 결코 위협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