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항공 이용객 숫자가 1억 2,300만 명을 넘어섰단다. 해외여행을 하는 게 이제는 동네 한 바퀴 걷는 것처럼 어렵지 않게 됐다. 옆집에 마실이라도 가듯 너도나도 해외여행을 떠난다. 둘러앉으면 어떤 나라에 가니 어디가 좋다는 이야기로 경험을 나누고 정보도 나누느라 말이 꼬리에 꼬리를 이은다.
누군가 말 한다. "나는 역마살이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팔자인가 봐." 그 말에 다들 "얼마나 좋아." "나도 그랬으면." 하는 소리가 따라온다. 역마살은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팔자를 말한다. 안정되지 않아서 흔히들 액운으로 여기는 살이다.
직장을 다녀도 한 곳에 진득하니 있지 못하고 자주 옮겨 다닌다. 하는 일이 자꾸 바뀌니 생활이 불안정해진다. 생활이 불안정하니 나쁜 살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이제는 오히려 부러움을 받는 팔자로 변한 것이다.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다니는 역마살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누구에게나 부러운 시선을 받는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행책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옛날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여행책을 썼지만, 지금은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도 여행책 저자가 된다. 그런 여행책은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역마살을 부추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또 떠난다. 떠난다는 것만으로 보면 영락없는 역마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몇 달 동안 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심지어는 일 년도 넘게 여행을 한다. 역마. 안 좋아 피한다는 역마살은 옛말이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고 팔자도 변한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기 원하고 누구나 역마살 팔자가 되기를 바란다. 넓은 세상을 보고 멀리 더 멀리 가고 다양하게 경험하는 역마는 견문을 넓힌다. 팔자에 없는 역마살이라도 불러들여 떠나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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