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국내 패션업계가 전반적인 매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일부 코로나19 관련 패션 품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과 방역을 동시에
방역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에 이르자 다양한 대체품목도 등장했다.
한 패션 업체는 필터형 면 마스크를 출시했다. 얼굴이 닿는 부위는 면 마스크로 제작됐으며 사이에 필터를 넣는 구성이다. 면 마스크 부분은 필요할 때 세탁하고, 필터는 매일 교체하면 된다.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거나 일회용 마스크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또 패션에 민감한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해당 마스크를 판매하는 업자는 "마스크 주문량이 밀려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마스크는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900% 증가했고, 교체 필터 매출은 2000% 증가했다"며 "기능도 인정받지만, 디자인과 칼라가 다양해 젊은 연령층에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대체품목 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비닐이 씌워진 모자, 일명 '코로나 모자'다. 벙거지 모자의 차양 부분에 투명한 PVC(폴리염화비닐)가림막을 달아 침 등 감염의 매개가 되는 비말을 피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B 패션 업체는 코로나19사태 이후 코로나 모자 매출이 8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모자의 인기가 높아지자 벙거지로 유명한 패션 모자 브랜드 W사는 정식으로 코로나 모자를 출시하기도 했다. W사에 따르면 정식 판매 전 예약판매 1차 생산분 주문이 모두 마감됐다.
'코로나 후드티' 또한 같은 방식으로 모자에 투명 PVC 가리개가 달려있어 비말을 피할 수 있으며, 가리개를 분리해 착용할 수도 있다.
또한, 스키나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하는 운동용 고글과 안경도 감염병 전파를 막을 '방패'로 동원되고 있다.
코로나 모자를 구매한 황미희 씨(40대. 송파구 잠실동)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쓰고 버리는 마스크보다 가성비를 따졌을 때 코로나 모자가 훨씬 저렴하다"며 "시중에서 마스크가 4000원이라 일주일이면 약 3만 원의 비용이 든다. 반면 코로나 모자는 3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구매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마스크는 숨쉬기도 어려운 데다가 화장도 쉽게 망가지는데,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숨쉬기도 편하고 수정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고 덧붙였다.
◆밖에 못나가니 집에서라도 꾸미자
홈패션은 코로나19로 침체한 패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몇안되는 품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꺼리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일부 소비자들은 잠옷과 속옷 등을 비롯한 이너웨어·홈웨어, 이부자리와 같은 홈패션, 인테리어 제품을 대신 구매하고 있다.
G마켓에선 최근 한 달간 집에서 편하게 입는 홈웨어 매출이 전년 대비 86% 급증했다. A 홈패션은 지난달 목표대비 115%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희온 씨(30. 대구 달성구)는 "코로나19 지역전파가 시작된 후로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매일 집에 있다. 처음에는 대충 있던 옷을 입었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 편하고 예쁜 홈웨어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패션 관련 가전제품도 덩달아 인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부 가전제품도 매출이 올랐다.
소량의 빨래를 자주 하기 좋은 소형 세탁기 '파세코 미니 클린'(2.8kg)의 2월 하루평균 매출은 전달보다 633% 신장했다. 홈플러스 측은 아기 옷이나 속옷 등을 간편하게 세탁하고 삶기 위해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비슷한 이유로 의류관리기 매출도 코로나19 사태 전 매출보다 약 2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옷에 밴 냄새를 제거하고 주름을 제거하는 것이 스타일러의 메인 기능이지만, 살균 기능이 있어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는 소비층에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