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2·16 대책' 효과는 3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2020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90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2004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다.
주담대가 늘어난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중 주담대는 665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8000억원 늘었다. 2005년 4월(8조원)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주담대 통계에는 주택담보로 취급된 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중도금 대출 등도 포함된다.
한은은 "주담대는 주택 전세·매매와 입주 관련 자금수요, 비은행 대출 대환수요 등으로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대부분 12·16 대책 이전 주택거래에 따른 자금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다 정부의 12·16 대책이 본격화되기 전 주택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주담대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규제 시행 이전에 전세대출 수요가 몰렸다.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은 3조7000억원 늘며 2017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다. 1월 20일부터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며 그 전에 전세계약을 맺고 대출을 받는 선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도 크게 늘어났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달 2만3000호로 지난해 9월(2만호) 이후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만2000호를 나타냈다.
한은은 12·16대책 영향은 3월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전세·매매 거래는 계약 후 통상 2~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잔금을 치르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거래와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관련 자금수요가 확대되고, 12·16 대책 이전에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했다"며 "정부 부동산 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억제효과는 3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 잔액은 234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설 연휴 때 사용한 결제자금 수요가 늘고,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882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1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줄어든 155조2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5조3000억원 늘어난 727조4000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2000억원 증가한 34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업의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2월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돼 2월 기업대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3월부터는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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