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목표는 플레이어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미국 태생인데도 한국 '문화재 지킴이'로 나선 게임사가 있다. 한국 서비스 첫 시작부터 크고 작은 문화재 기부에 나섰는데, 누적 기부금은 52억원 이상에 달한다.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지킴이 우수활동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06년 설립됐으며, 전세계를 강타한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LOL·롤)'를 서비스한 지 10년이 넘은 라이엇게임즈다.
◆韓 문화지킴이, 롤 구미호 캐릭터 '아리'에서 시작…문화재 환수 5건 성공
왜 외국계 게임사가 한국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한 것일까. 시초는 롤 캐릭터다. 라이엇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 롤에는 구미호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한국형 캐릭터 '아리'가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플레이어와 사회적 역할 수행에 대한 고민을 하다 아리를 보고 한국 문화의 소중함과 세계적인 우수성을 알리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리의 6개월 어치 판매금액 전액과 기부금을 더한 5억원을 조선시대 왕실유물 보존처리에 지원해 문화재 지킴이 첫 발걸음을 뗐다. 라이엇게임즈는 이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 문화재 보호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9년 간 해외에서 우리나라 문화재 환수를 5건 성공했다. 2014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 '허미티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 반환 관련 비용 일체를 지원한 것이 첫 사례다. 이는 외국계 기업이 문화재 반환 사업에 참여한 최초 사례다.
이후 4년 만인 2018년에는 프랑스에서 개인이 소장해 경매에 나온 '효명세자빈 책복 죽책' 환수를 추진해 우리나라로 죽책이 돌아오기도 했다. 이 죽책은 헌종 어머니인 신정왕후가 효명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된 1819년 수여된 것으로, 예술성을 지닌 왕실 의례 상징물로 평가받는다.
이후에도 오스트리아 개인 소장 후 경매에 나온 '척암선생 문집 책판'과 미국 경매에 출품된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환수를 후원했다. 특히 해외 경매 매입은 라이엇게임즈가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사전에 조성해둬 빠르게 경매에 참여했던 것이 성과 이유로 꼽힌다.
◆근현대사 문화유산으로 범위 넓혀…역사 교육도 자청
최근에는 근현대사 문화유산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그 결과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소재한 이상의집이 재단장했다. 이상의집은 한국 근대문학사에 굵직한 궤적을 남긴 작가 이상이 20여년간 생활했던 집터이자 서촌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이다. 편의시설과 전시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상의 작품이 발표된 최초 서적, 신문 등 지면을 아카이빙해 시, 소설, 수필, 서신 등 총 156점의 자료를 전시하게 됐다.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총 4개월 간 이상의집에서 열린 '이상의집 서촌, 청년, 미래를 담다' 문화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상의집에서 열린 '제비다방'에서는 '밤이 선생이다'로 유명한 황현산 문학평론가의 문자독회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소설가 한강, 시인 이영광,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 국악계 작곡가 원일 등이 '이상스러운 행사'에서 강연하고 시민과 토론을 하기도 했다.
역사 교육도 자청했다. 참가자들과 한양도성을 참가하기도 하고, 창경궁에서 한국 전통 성년식인 '관계례'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북촌을 중심으로 서울 주요 권역의 현대 문화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소환사 한양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길'이란 테마를 신설해 역사문화 자원을 살펴보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게임도 하나의 문화콘텐츠기에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업으로서 문화유산을 바로 알고 널리 알려 나가고자 단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장기적이고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