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고사 위기에 놓이자 정부가 긴급지원에 나선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노선이 잇따라 중단되고, 관광객 비중이 높은 지방발 항공편 수요도 급감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피해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무담보로 피해 금액을 모두 지원할 수도, 그렇다고 실효성 없는 반쪽 짜리 지원도 할 수 없어 신중한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산업은행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긴급지원 대책을 발표한다. 지난 3일 산업은행과 주거래은행 담당자 30여명이 7개(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항공 플라이강원 등) LCC항공사 금융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영업환경 현황을 듣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대출심사 절차가 일부 마무리 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금융지원 규모와 조건 조율을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선 산업은행의 지원금액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7일 '항공분야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하며 산업은행을 통해 3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항공업계는 지원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3000억원 규모를 설정할 당시에는 일부 여객기는 운행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하루가 다르게 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지고 있어 충분한 지원이 없으면 버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기준 140개 국가가 한국을 대상으로 입국제한 조치를 취했다. 1주일(9일 기준) 새 106개국에서 34개국이 추가된 셈이다. 현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의 국제선 항공편은 단 한 대도 운항을 못하고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괌·사이판 등으로 6편, 티웨이가 2편을 운항하고 있다. 미운항 기간은 최대 4월 말까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 금액을 모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LCC의 항공기는 159기 중 98.7%(157기)가 리스로 운영돼 무담보로 대출을 해줘야 한다. 항공사 사무실도 임대로 운영되고 있어 부동산 담보도 딱히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악화돼 LCC가 대출금액을 갚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산업은행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고 최소의 금액을 대출해주면 보이기 위한 형식적 조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무급휴직, 임금 삭감 등 특단의 대책으로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이 없는 상황이 장기화 할 경우 일정한 운영 지원 없이는 도산할 우려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LCC에 대한 대출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금융지원 규모를 확정짓지 못했다"며 "코로나19 확대 상황에 따른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이번 주 조율을 거쳐 발표하더라도 7개 LCC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긴 어렵단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7개 LCC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모든 LCC의 요구를 들어주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급변해 피해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어떤 자구책으로도 6개월을 못 버티고 도산하는 항공사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최대 2000억원을 지원한다. 신디케이트론은 여러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방식으로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제주항공이 자금 지원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에 개별적으로 참여 의사를 문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정되는대로 구체적인 지원금 할당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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