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했다. 현실적으론 한은이 쓸 수 있는 통화정책으로선 마지막 정책 카드를 내놓은 것.
당초 한은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통과를 지켜본 뒤 17∼18일 중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1.50%포인트 내리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제 충격에 한은도 금리인하를 서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전격 금리인하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연 0.75%로 낮아지며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맞았다.
◆ 한은, 결국 금리인하…'가보지 않은 길'
한은 금통위는 17일부터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0%포인트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번 임시 금통위 개최를 통한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된 바였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논의를 공식화했다. 한은은 이날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가 처음으로 청와대의 코로나19 관련 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해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9일(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27일(0.75%포인트 인하)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0.75%로 '가보지 않은 길'인 0%대 기준금리가 됐다. 그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 미 연준, 2주 새 기준금리 1.50%포인트↓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오는 17~18일 열릴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뤄졌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면서 "글로벌 금융 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에도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내리며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0.25%포인트의 2배인 '빅컷'을 단행했다. 이로써 연준은 2주일 사이에 기준금리를 총 1.50%포인트 내린 셈.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일요일인 주말에 금리를 내린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조치로, 1979년 10월 6일 토요일 금리 인상 이후 처음"이라며 "기준금리를 금융위기 당시와 동일한 제로금리까지 큰 폭으로 낮춘 것은 통화 당국이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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