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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음압격리병실 장비가 없다...코로나19 확진자 치료 난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국내 의료기관들이 음압격리병실을 갖췄지만 내부 진단 장비가 부족해 환자 치료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감염병전담병원이나 빅5 병원들은 부랴부랴 장비 확충에 나섰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미흡해 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지적이 나온다.

 

◆병실은 있는데 장비가 없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과 음압병실을 갖춘 상급종합병원들은 부랴부랴 진단장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상급종합병원들이 음압병실을 갖추도록 의무화 하면서 병상의 구색은 갖췄지만 내부 진단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음압격리병실 설치 운영 세부기준'에 따르면 음압병실은 15㎡ 이상의 면적을 확보하고, 전실과 필터를 갖춘 급기시설·배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건 등을 제시했지만, 장비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관계자는 "음압병상도 중요하지만 감염병 치료에 맞는 진단 장비들을 갖추는게 더 시급한 문제"라며 "지금은 장비없이 시설 구색만 갖춘 병원이 많아 실제 환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대응의 가장 큰 문제는 감염된 검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일이다. 확진자 체내에서 뽑아낸 혈액 등을 진단검사실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생존에 중요한 바이탈 사인을 조절하는 장비들도 이리저리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염 관리가 가장 큰 문제다.

 

한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달 초,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의 동산병원, 경북대병원 등에서는 장비를 급하게 요구하는 전화가 폭주했다"며 "상황이 워낙 다급하니 제대로 검증이 안된 영세업체 장비들을 되는대로 일단 가져다가 쓰는 곳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의료 장비들 설치 시기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데 있다. 장비를 병원 전산망에 연결하기 까지 하루 이상이 걸리고, 설치 이후에는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의료진들의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대구·경북 지역 병원과 서울 빅5 병원들에 장비를 설치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며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의료진이 사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필요 장비 명확히 지정해야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과 기부금 등으로 병원들에 많은 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병원 입장에선 언제 다시 유행할지 모를 감염병에 많은 투자를 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감염병 검역·진단 능력 등 방역체계 보강에 2조3000억원의 추경을 긴급 편성하고, 이 중 음압병실 등 지원에 601억원을 책정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69소에 시설비와 장비비 등 명목으로 총 390억원을 긴급 투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음압병실에 구비해야 할 장비들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는 이상, 병원들은 또 다시 구색만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국립대학교 병원이 이럴 정도면 다른 병원들 사정은 더욱 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신속대응시스템 사업때와 마찬가지로 음압병실이 구비해야 할 장비를 명확히 지정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속대응시스템은 일반 병동의 응급환자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시행한 사업으로, 이 시스템을 위해 이동식 초음파와 이동식 인공호흡기, 비디오 후두경, 간이진단검사기계 등을 갖추도록 했다.

 

기업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중국과 호주, 미국 등은 현재 이러한 장비를 일괄 구입해 지급하고 있다.

 

간이진단검사기계를 보급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선 1만대, 호주 정부에선 800대, 필리핀에서도 100대 이상의 진단장비 주문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에서는 왜 나서지 않고 있는지 우리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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