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가짜 이사회"…학교법인 일광학원 임원 전원 해임키로
'이사회 열지도 않고 대리참석 사인'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 인수 후 이사회 파행 운영
과거 이 회장·부인·아들 잇따라 회계부정에 따른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도 이행하지 않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학생들 피해 없도록 최선 다할 것"
20년간 허위 이사회를 여는 등 이사회를 파행 운영하고, 회계부정으로 임원취임승인취소된 임원이 학사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하도록 한 학교법인 일광학원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임원 전원을 해임키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관실 공익제보센터가 실시한 학교법인 이사회 운영 실태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일광학원 이사 7명과 감사 2명 등 임원 9명 전원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이들과 함께 현재 물러난 종전 임원 4명에 대해서도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추진키로 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3일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 사전조처로 일광학원 현 임원진의 직무집행을 60일간 정지하는 처분도 내렸다. 일광학원은 사립초등학교인 우촌초등학교와 우촌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일광학원은 2001년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2010년경까지 제대로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허위 회의록을 작성하고 임원 도장을 임의로 날인했다. 2010년 이후에는 행정실장과 직원들이 이사회 참석한 임원 서명란에 임의로 대필 서명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광학원은 앞서 학교회계에서 부담한 23억여원의 우촌초 교사 증축비용을 법인회계에서 보전조치를 요구받았고, 2013년 이래 감사결과 11개 시정요구을 받았으나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또 공익제보 교직원 6명에 대해 불이익조치하고 사무직원 16명을 부적정 채용하는가 하면,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된 전 이사장이 학사 운영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등 전횡이 확인됐다.
교육청 감사 결과, 2018년 이 전 이사장 지시로 우촌초에 '기획홍보실'이라는 부서가 신설됐고 그의 전 비서 등 일광그룹 직원 3명이 아무런 전형도 거치지 않고 채용됐다. 2019년에는 이 전 이사장의 처남이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학교버스 운전기사로 채용됐다. 2001년~2010년 사이 임용된 학교 사무직원 17명 중 채용 절차를 지킨 사람인 1명뿐이었다.
우촌초 교원 채용과정도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우촌초 교감을 새로 임용하면서 공개채용 절차 없이 이 전 이사장의 장남과 전 이사장이던 이 전 이사장 부인이 참여한 면접만 했다. 올해 정교사 채용시에는 이사회에서 사전 전형계획을 의결받지 않고 전형을 진행해 면접에서 '신앙심'을 평가했다고 한다. 또 일광학원은 우촌초에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학비감면 규정'을 만들어 이 전 이사장 손자들 등의 학비를 받지 않도록 하기도 했다.
이 전 이사장과 그 부인은 2015년 3월, 아들 이종찬 씨는 2019년 2월 회계부정으로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을 받았으나, 최근까지 이 전 이사장이 이사회와 학사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이에 대해 아무도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무기 중개상'인 이 전 이사장은 2009년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사업 시 납품가를 부풀려 수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2018년 대법원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다만 당시 일광공영과 계열사, 우촌초등학교 자금과 교비를 횡령한 혐의와 뇌물공여 혐의, 조세포탈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10개월과 벌금 14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감사 결과 처분을 일광학원에 예정통보하고 이의신청(재심의 신청)을 받아 재심의 결과 기각이 되면 시정요구, 청문,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절차를 거쳐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임시이사 선임을 요청할 계획이다. 통상 임시이사 파견까지 대략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은 "사학이 단순 업무미숙으로 인해 실수를 한 경우는 행정지도를 우선하지만 원활한 학사운영에 장애를 초래하거나 이사회의 파행 운영 등 고질적인 사학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불안한 시기에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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