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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1532년, 5만여 명의 군대를 이끌 정도로 강성했던 잉카제국의 황제 아타우알파는 고작 168명으로 구성된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어처구니 없이 무너진다.

 

아타우알파가 스페인 군대를 얕잡아 본 결과이기도 하지만, 당시 석기시대 수준으로 무장한 잉카인들에게는 거대한 말과 고막을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내는 최신 무기 총으로 무장한 새로운 인종의 등장은 위협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들 백인들을 경험해보지 못한 잉카인들의 무지로 황제가 생포되고 결국 잉카제국 멸망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추측이다.

 

'총·균·쇠'를 집필한 제래드 다이아몬드는 아무리 커다란 말과 총에 갑옷을 입은 백인들을 처음 봤더라도 거대한 잉카제국이 겨우 168명의 군대에 의해 무너졌을 리는 없다고 봤다. 그는 이에 앞서 1520년경 스페인 사람들이 잉카를 비롯한 남미대륙에 건너가 퍼뜨린 천연두를 주목했다. 이 세균이 잉카제국 멸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인구의 95% 가량이 천연두에 의해 희생된 것이 잉카제국 멸망의 결정적 이유라고 분석했다.

 

세균·바이러스는 잉카제국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위협을 가해왔다. 중세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부터 가장 최근인 1918년 5000명 가까운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서 매번 패했다. 지금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학·과학이 발달하고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있어 이번엔 인류가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여전히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진행 중이지만 빅데이터 등을 근거로 예측할 때 5월 이전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병과의 싸움에는 대비책이 마련됐을지 몰라도, 감염병이 경제에까지 충격을 주리란 점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셈이다.

 

과거 중세나 근대시절만 하더라도 유행병이 타 대륙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고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하나의 지구촌'을 형성하지 않아 국지적인 타격만 받았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는 게 하루가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밀접한 생활권이 형성돼 있다. 본사는 한국에, 공장은 중국에, 시장은 미국·유럽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제구조에서는 지구촌 어느 한 군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글로벌 시스템이 위협받는 새로운 시대가 구축됐다는 것 간과한 것이다.

 

지금 정부와 기업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기업은 주주와 종업원과 고객을 위해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100조원 가까이 재정을 집행하기로 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완화를 단행하겠다고 밝혀 죽어가던 세계 경제에 실낱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인류는 바이러스가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의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의 사태가 진정되면 이를 복기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을 전세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인류는 바이러스에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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