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4·3사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두고 "진실의 바탕 위에서 4·3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삶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4·3의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으로 확립된 보편적 기준에 따라 생명과 인권을 유리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해 나가는 '정의와 화해'의 길"이라고 말했다.
4·3사건 희생자 지원안이 담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3년째 국회에 계류된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4·3은 제주만의 슬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4·3사건에 대해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 제주도민들은 오직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으며 되찾은 나라를 온전히 일으키고자 했다"며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꿈을 꾸었다는 이유로 제주는 처참한 죽음과 마주했고, 통일 정부 수립이라는 간절한 요구는 이념의 덫으로 돌아와 우리를 분열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도 평화와 통일을 꿈꾸고, 화해하고 통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주의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 제주 4·3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4·3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통령으로서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정부는 2018년, 그동안 중단됐던 4·3희생자와 유족 추가신고사업을 재개했다. 앞으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신고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추가신고의 기회를 드리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4월부터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4·3트라우마센터'가 시범 운영된다. 제주도민들이 마음속 응어리와 멍에를 떨쳐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관련 법률이 입법화되면 국립 트라우마센터로 승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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