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 칼럼]국방부, 장병의 위국헌신을 입으로 싹~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군인에게 명예는 금전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국방부를 비롯한 군 당국은 말 뿐인 명예로 장병들의 헌신에 입을 싹 닦으려는 것 같다.

 

국방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지원업무에 참여한(1주일 이상) 장병들에게 '명예로운 경력'으로 인정해 군 경력증명서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경력증명서는 전역 장병의 군 복무 경력, 상훈, 공적 등을 기록한 문서로 2018년부터 전역증 대신 발급해 취업 등에 전역 증명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군경력이 크게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 경력증명서의 한 줄 기재가 국방부가 의도한 것처럼 장병 사기 진작이 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더욱이 올해부터 추가 신설되는 군복무 경력약장 15종에 '명예로운 경력'도 포함돼 있다.

 

'명예로운 경력' 약장의 수여 대상은 전투경력과 명예로운 경력으로 인정받은 장병이다. 명예로운 경력인데, 실상은 돈으로 사야하는 명예인 것 같다.

 

'명예로운 경력' 약장을 군 당국이 수여하느냐는 질문에 국방부 관계자는 5일 "간부든 병이든 경력약정은 개인이 구매해 패용하는 것"이라며 별도의 수여나 보급은 없다고 밝혔다. 국군의 경우 대다수 병들에게는 정복과 근무복이 보급되지 않기 때문에, 약장이 수여되더라도 패용은 사실상 어렵다.

 

장병들은 공적마스크 유통사인 지오영 등에 투입돼 일과시간 이후에도 수당없이 노동력을 제공했다. 병원과 공항, 마스크 관련 업체 등에 파견된 군 의료·지원 인력은 하루 3000여명 수준이다. 과거 평창동계 올림픽에 동원된 장병들처럼 군 당국과 정부는 군인을 여전히 싸게 쓰는 노무자 정도로 보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19 사태가 준전시상황이라면 군인들의 대우도 전시상황만큼 높아져야 한다. 아무리 자원한 인원들이라도 군 당국이 군인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명예롭게 제복을 입겠는가.

 

언제나 그렇듯 국방부를 비롯한 군 당국은 군인들의 노고를 보도자료와 국방부 사회관계망으로 흘려버리면 충분히 한 것으로 자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역 시절도 이러한데 7년 간의 예비역 복무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국방부는 지난 3일 예비군의 날 행사도 추가계획도 없이 취소했다. 일선부대서는 행사예산을 코로나19 지원예산으로 돌렸다. 사실 예비군의 날은 주인공이 없는 국방부의 수 많은 자랑의 날 중 하나일 뿐이다. 국방부는 올해 대통령표창 등 개인포상자가 282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예비군대원은 고작 25명이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25명이라고 밝혔을 뿐 이들 구체적으로 누구며 어떻게 표창대상이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본지확인 결과 예비군으로서 전시동원 의무를 받고 훈련에 임하는 예비군은 고작 11명, 나머지 14명은 명예직인 지원예비군들이었다. 군 당국이 칭송하는 그 수많은 우리의 영웅들은 국방부의 '입닦기용 티슈'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