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으로 단 하룻동안 1조80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낮춘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원·달러 마감환율은 1243원으로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도 불안해지면서 달러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 기존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던 채권과 금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달러는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달러는 수급상 하방경직성이 있는 반면 불안한 시기에는 오르는 만큼 자산의 일정 비중 이상은 편입하라고 조언했다.
◆달러, 확실한 안전자산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달 0.00%~0.25%로 낮아졌다. 금리가 내리면 실물자산이 각광을 받는 것과 달리 투자자들은 기업과 가계 할 것 없이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달러만큼 확실한 안전자산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은행 감학수 도곡PB센터 팀장은 "안전자산으로는 항상 달러를 추천한다"며 "언제라도 불안한 시기에 다시 올라갈 수 있어 분할매수해두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1230.9원에 거래를 마치며 1230선에 다시 진입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1500~1600원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 1300원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 체결에도 외환시장 불안요인은 남아있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자금철수와 함께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도도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이고 변동성도 확대된만큼 급하게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다.
신한은행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팀장은 "환율 변동성이 이미 상당히 큰 상황에서 달러를 급하게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투자하는 자산에 있어서도 배분이 필요하듯이 투자하는 통화도 분산이 필요함을 고려해 달러의 방향성 투자가 가능한 미국달러 상장지수펀드(ETF)나 환율의 변동성에 크게 영향 받지 않을 미국국채, 달러RP 등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국 유동성 완화…"金, 저가 매수 기회"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1트로이온스에 1477.30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달 들어 16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안전자산으로서의 체면은 구겨졌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악화에 따른 금값 하락은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다른 자산시장에서의 마진콜에 대비한 현금 보유 수요 등으로 금 가격이 급락했지만 이후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갖춰지면서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며 "이번 가격 하락도 일시적인 조정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 "글로벌 주식시장에서의 추가적인 급락이 발생한다면 금 가격 역시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과거 금융위기 때의 자산시장 변화를 기억한다면 금 가격의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 강구현 도곡WM 매니저는 "금은 안전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 이슈로 달러 선호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빠졌다"며 "각 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으로 화폐가치가 희석되면 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재테크는 금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골드바와 금통장, 금현물 투자 등 다양하다. 강 매니저는 세금이나 매매 측면에서 금현물 투자가 제일 유리할 것으로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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