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환율 급등 등 악재만 보여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부진과 대출 규제 등으로 기대치가 높지도 않았지만 환율 급등(원화값 급락) 등으로 관련 손실이 커진데다 대손비용도 예상보다 늘었다.
문제는 2분기부터는 실적 하향세가 더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말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것은 물론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 우려는 커졌다.
◆1분기 실적 눈높이 낮춰야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8239억원이다.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8940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분기 순익 9000억원대 수성에는 실패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9658억원으로 금융권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9000억원 아래로 내려갔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753억원이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추정치는 각각 5433억원, 5113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작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4~5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며, 대손비용도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와 증시 급락에 유가증권관련 이익도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에서도 일정부분 운용손실이 발생하겠지만 자본시장 상품 판매가 위축되며 수수료수익도 회사들이 기대한 것만큼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환매가 중단된 펀드들에 대해서는 법적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손실을 1분기에 반영한다면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연간 실적도 줄줄이 하향
연간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4289억원, 3조1591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5.86%, 4.65%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 추정치가 줄줄이 하향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들의 순이익 '3조 클럽'마저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2조166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우리금융 추정치는 1조9220억원으로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로 NIM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4개 금융지주의 연간 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10% 이상 하향한다"며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로 올해 NIM 하락폭은 기존 6~7bp에서 10~11bp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증권의 ELS 발행 회전율 둔화 ▲생명보험의 변액보증준비금 증가 ▲은행의 금융상품판매 감소 ▲카드이용실적 감소 등으로 비이자수익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1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자금수요에 따른 대출 급증으로만 나타났지만 연체지표가 통상 1개월 이상 연체를 기준으로하는 것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는 코로나발 대손비용이 본격 반영된다.
DB금융투자 이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오는 9월 말까지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해서 기존 대출의 만기가 연장되고 이자지급이 유예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면 상당수의 기업들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할 수도 있겠지만 은행 입장에서 얼마나 부실이 발생했는지도 알 수 없고 선제적으로 부실을 처리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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