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하더라"는 발언에 사과했다.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11일 유세에서 "당장 세월호 텐트의 진실, 검은 진실, ○○○ 여부를 밝히라"고 말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잇따라 구설에 올랐다. 유권자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다. 사회적 약자 폄하, 지역 비하, 19금 논란까지 구설에 오른 발언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성착취물 사건을 정쟁에 이용하려다 비판받은 일도 있다. 여야는 잇따른 구설로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사과하면서도 상대편이 구설에 오르자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말'을 뜻한다. 구설에 오른 발언을 '막말'이라고 하면, 정치인이 한 말의 무게는 너무 가벼운 게 아닐까.
최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의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는 발언을 두고 "막말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막말인지 대선 불복 심리가 깔려 있는 대통령에 대한 증오의 발언이었는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헌법 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했다. 헌법에 따라 국민은 '투표'로 정치인의 말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도입한 사전투표 제도 실시 이후 가장 높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정치인의 말에 대해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한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정치적 행위는 말을 통해 실행되며, 더 나아가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발견하는 것이 행위"라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말'의 무게를 잘 아는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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