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드라마 '하이에나' 속 와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혼술(혼자 마시는 술)' 또는 '홈술(Home+술)'이 최선인 와인애호가들에게 최근 몇 주간 눈을 즐겁게 해준 드라마가 있었다. 변호사들의 생존기를 그린 '하이에나'다.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와인의 선택 역시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배경과 맞춤형이라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먼저 송&김의 파트너 변호사 윤희재의 와인이다. 윤희재는 할아버지는 전 대법원장, 아버지는 현직 부장판사인 일명 법조계의 '금수저'다. 그럼 와인병이 클로즈업 되기 전부터 감이 온다. 와인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여야 하고, 그 중에서도 유서깊은 와이너리가 나오겠지. 정금자와 처음 제대로 마주했던 자리도, 혼자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순간에도 윤희재의 와인은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 부르고뉴 오뜨 꼬뜨 드 뉘(Domaine Francois Lamarche Bourgogne Hautes-Cotes de Nuits)'였다.
역시나 프랑스, 그것도 온실에서 자란 화초답게 고상하고 우아한 부르고뉴 피노누아다. 생산자인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는 1740년에 설립돼 5세대가 넘게 가문이 대대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윤희재와 딱 어울린다.
정금자의 와인, 아니 정금자가 윤희재 앞에서 좋아하는 척 마셨던 와인은 스페인 와인이다. 스페인에서 와인산지로 유명한 리오하에서 만들어진 '루이스 까나스 리제르바 셀렉시온 데 라 파밀리아(Louis Canas, Reserva Seleccion de le familia)'다.
사실 정금자에게 가장 어울렸던 술은 어려운 발음의 스페인 와인도, 그렇다고 법무법인 대표가 홀짝거렸던 싱글몰트 위스키도 아니었다. 늦은 밤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하던 정금자가 책상 서랍에서 꺼냈던 소주. 송&김 로고가 금박으로 새겨진 큰 머그컵에 반 병은 족히 콸콸 따르던 소주가 가장 어울렸다.
송&김의 고객이자 글로벌 사모펀드 AP이언의 한국 지사장인 케빈 정이 고른 와인은 미국으로 넘어간다. '100만원 이쪽저쪽' 하는 셔츠를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그답게 인수합병(M&A)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의 와인으로 '오퍼스 원(Opus one)'을 주문해놨다.
오퍼스 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다. 현지 와이너리에서도 한 병에 400달러(한화 약 49만원)를 호가하니 국내에서는 1.5~2배는 줘야 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와인애호가라면 케빈 정이 정금자에게 와인을 따를때 레이블에 보인 파란 상징만으로 단번에 오퍼스 원이라고 알아차렸을 게다.
케빈 정이 한국계 미국인인 것처럼 오퍼스 원은 미국 로버트 몬다비와 프랑스 바론 필립 로칠드가 합작해 만든 와인이다. 일에서의 자신감은 물론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케빈 정처럼 오퍼스 원 역시 미국에서 보르도 스타일로 최상품을 지향해 만든다.
윤희재의 고상한 부르고뉴 와인, 아니면 정금자인척 했던 스페인 와인이나 케빈 정의 최고급 미국 와인. 당신의 와인 취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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