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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두산重의 자구안

채무조정을 상담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은 적이 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빚 내역서' 작성하기였다. 열 칸 남짓 되는 빈칸 속에 내가 가진 채무를 모두 적으면 상담사는 한 달 수익을 묻고 채무조정이 가능한 지 확인한다. 외부사람들이 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내 빚과 내 수익을 명확히 직면한다는 건 어쩌면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하는 이에게는 아픈 경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상치 못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거리는 대기업들이 채무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주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하며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했다"고 했다. 고통스럽겠지만 들어오는 수익에 비해 커져버린 등치를 줄여보겠다는 의지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자구안이 실효성이 있는지 송곳 검증을 할 예정이다.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채무조정에 실패할 수 있으니, 냉정하게 털곳은 털고 운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영케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두산의 자회사인 두산솔루스도 수용 가능한 가격에 신속하게 매각하길 바라는 모양새다. 현금화가 가능한 계열사를 매각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두산 측은 자체 평가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매각하기 어렵다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 앞서 성사가 코앞이던  스카이레이크의 두산솔루스 인수를 거절한 것도 그 이유다. . 

그러나 제 새끼 안 이쁜 부모가 어디 있을까. 무섭게도 이 경우 두산은 우량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채무조정은 당장은 힘들 수 있지만 몸을 가볍게 해 더 멀리 뛸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동안에 묵혀있던 거품을 제거해 본인의 위치를 명확히 알 수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이 내놓은 자구안이 단순히 1조원의 자금을 신속하게 받은 후의 형식적인 대응이 아니길. 두산중공업에 쏟아부은 1조원의 혈세가 부채를 위한 부채가 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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