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의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김성주 전 이사장이 사표를 내고 떠난 뒤 국민연금은 박정배 기획이사의 직무대행 체제로 3개월째 운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굵직한 현안이 가득하지만 제대로 된 하마평도 거론되지 않는 상황이다. 인사 계획, 절차 등 구체적인 움직임도 없어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3개월째 직무대행 체제
22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김성주 전 이사장은 1월 초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사임했다. 김 전 이사장은 2017년 11월에 임기 3년의 국민연금 이사장에 임명됐지만 취임 2년을 넘긴 뒤 사의를 표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전주병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국민연금은 박정배 기획이사가 이사장직 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3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민 노후자금 730조원을 책임지는 자리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차기 이사장 인선이 올해 안에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최근 치러진 총선으로 주요 정부 공직자들과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사의를 표명해 비어있는 공백을 채워야 하는 자리가 많은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이사장 선임 절차는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김 전 이사장의 퇴임 이후 물망에 오르던 인사도 거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공모부터 선임까지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신임 이사장 공모 절차는 국민연금이 임시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고, 공모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임추위는 5~15인 이내로 구성되고 외부위원이 3분의 1 이상 포함돼야 한다.
이후 임추위가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3∼5배수의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복지부 장관이 이 중 한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선임을 결정하면 모든 인선 절차가 종료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김 전 이사장이 선임되기까지 10개월 이상의 경영 공백을 겪은 바 있다.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금개혁, 주주권 행사 등 굵직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정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 국민연금 "경영 공백 없다"
국민연금은 경영 공백은 없다는 입장이다. 새 이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권한대행이 업무를 맡고 있고, 국민연금은 체계화된 시스템에 의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국민연금은 김 전 이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도 박 이사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업무 연속성을 확보했다.
박 이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신속하게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박 이사는 직무대행을 맡은 이후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기초연금법과 국민연금법, 장애인 연금법 등 '연금3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산세가 빨라진 이후에는 매뉴얼에 따라 비상경영위원회를 이사장 직무대행 직속의 '코로나19 비상안전경영위원회'로 전환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차질없이 대처했다.
지난 2월 말부터는 보건복지부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과 자산투자시장의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해 위기대응 특별팀(TF)을 꾸려 금융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총 4차례에 걸쳐 자금운용계획을 변경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자산 가격 급락으로 목표 비중 등을 고려한 조치다.
또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조달이 국내 외환시장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평균환율(MAR) 거래를 확대하고 거래일을 분산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장기 투자자로서 국민연금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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