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또 다시 수주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까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증가로 업계에 훈풍이 불었지만 코로나19로 세계 신조선 시장의 부진이 확대되면서 2016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는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한 가운데 목표치에 견줘서는 5% 안팎에 머물렀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에서 건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수주 부진은 2년 후 일감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관망세가 짙어지기는 하나, 신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에 대비해 일감을 배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1% 감소한 36만CGT로, 선박 수는 13척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수주액은 77.2% 감소한 1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대형 3사만 떼어놓고 보면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은 연간 수주 목표의 5~6%선에 머물렀다.
1분기 수주량은 수주절벽이 일어났던 2016년 1분기보다 약 76% 많은 수준이나 2016년 분기 평균 수주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분기 실적으로는 9·11사태 직후인 2001년 4분기, 수주절벽이 있었던 2016년 1분기, 금융위기 충격이 본격화된 2009년 2분기에 이어 최근 25년래 4번째로 부진한 성적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 초만 해도 수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수주 절벽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우려와 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선주들이 선뜻 대형 선박 발주에 나서지 못하며 선박 발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수주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 카타르 등 대규모 LNG사업자들의 연내 발주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프로젝트를 계획한 카타르는 다행히 지난달 LNG선 슬롯(건조공간) 확보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에 착수했지만 유가 급락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져 잔여 물량에 대한 발주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수주 부진이 현실화하면 2~3년 후 생산충격이 불가피하다. 조선업은 선박을 수주하고 나서 인도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그나마 지난해 수주한 실적이 있어 당장 올해 선박 건조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의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아직 1분기만 지난 상황이므로 속단할 수는 없으나 현재의 코로나19 사태, 시장 현황 등을 감안할 때 정상적 수준의 2022년 일감을 확보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중으로 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동성, 고용, 협력업체 문제 등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양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는 신조선 수요를 일시적으로 축소시키며 수요시점이 연기되는 효과가 있을 뿐,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선박의 신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위기 대응책 수립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축소보다는 장기적으로 불균형한 일감 배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선주들과의 협의를 통한 2022년까지의 스케줄 재분배, 금융 계획 등 다양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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