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경영권 대물림 포기를 천명하고, 무노조 경영 철회도 공식화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 회견을 열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 3월 권고한 내용을 전면 수용한 조치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달 당초 제안을 받고 기한을 이달 11일까지 연기해달라 요청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직접 연단에 올라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간 논란을 반성하며 운을 뗐다.
그동안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했고 여전히 따가운 시선이 있다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통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무엇보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동안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과 스스로 제대로 평가받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를 언급하는 것에 무책임함을 느꼈지만, 앞으로는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동안 마음 속으로는 다짐했지만,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향후 경영승계 구상도 밝혔다. 오직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인재 유치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앞으로 성별과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오겠다며,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게 자신에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무노조 경영 철회 의지도 확고히 했다. 그동안 삼성 노사는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시민사회와의 소통 계획도 전했다.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고 기업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며,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진행 중인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하게 할 것이라며 준법감시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말을 맺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