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7시10분부터 80분간 일부 주문 오류 발생
소상공인 "피크타임 과부화로 장사 망쳐…식재료도 날려"
배민측 "피해 상황 파악, 당일 광고비 페이백해 보상키로"
배달앱 '독점화'에 시장 우려…'온라인 공정화' 방안 시급
최근 수수료 개편으로 논란을 빚었던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이번엔 시스템 오류로 소상공인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특히 소비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의 배달앱 사용 빈도가 갈수록 늘어나고, 덩달아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는 현실에서 또다시 시스템 문제가 불거질 경우 가뜩이나 코로나19에 지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7일 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 앱이 전날 저녁 7시10분부터 8시30분까지 PC 주문 오류로 정상적인 주문과 배달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류 발생 시간이 저녁 배달 피크타임이라 적지 않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피해 소상공인들은 배민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민앱을 이용하고 있는 한 음식점 사장은 "해당 시간 배민앱에 접속했을 때 문을 연 가게는 평소의 3분의 1수준이었다. 한참 피크타임에 과부하가 걸리고 오류가 발생해 사장님들이 가게문을 일찍 닫은 것 같다"면서 "하루 장사를 망쳤고, 아까운 식재료를 날릴 수 밖에 없었다. 향후 배민측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실제 피해보상액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다"고 토로했다.
이후 시스템 이상을 감지한 우아한형제들측은 PC주문접수 오류를 복구한 후 고객들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 "약 80분간 일부 업주님께 간헐적으로 PC주문접수 프로그램 이용 제한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원인을 파악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오후 9시까지 30분간은 PC주문접수채널 전체에 점검을 진행했고, 현재는 복구가 완료돼 정상적으로 주문 접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배민의 시스템 오류와 이후 원상복구는 끝났지만 소상공인들은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수 없는 모습이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앞서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로 매각, 현재 기업 합병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배민의 시장점유율은 55~60% 수준. 배달앱 주문 2건 중 1건은 배민을 이용하는 셈이다. 게다가 배민이 속하게 될 DH는 국내에서 요기요, 배달통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이들 3개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99%로 '독점'이라는게 소상공인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배민, 요기요, 배달통까지 한 지붕 아래에 있는 이들 배달앱이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보니 향후 주문 오류 등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경우 가입 소상공인이나 이용 소비자들의 권리가 자칫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인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전날 발생한 시스템 오류로 인해 입은 소상공인들의 피해에 대해선 마땅히 우아한형제들측이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은 소상공인 등 많은 이들이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그만큼 (배달앱의)책임감도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당선인은 "최근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려다 소상공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백기를 든 사례 등을 볼 때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온라인 생태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전날 장애를 겪은 사장님들에 대해선 당일 하루치 광고비를 돌려주는 것으로 회사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면서 "약 14만 가입 (소상공인)회원 중 모바일 주문과 PC 자동 로그인 회원에겐 시스템 오류 문제가 없었다. 평소 PC 수동 로그인을 하시던 분들이 겪은 피해인 만큼 현재 정확한 피해 데이터를 집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전날 서울 강서구의 한 피자집에서 '배달앱 상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점검 간담회'를 열고 현장 애로 청취와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배달의민족의 거대한 수익이 소비자, 소상공인들로부터 생기는데 (회사가)먼저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상생모델을 제안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배민은 '히어로'가 아니라 배달앱 선두주자로서 소상공인과 공존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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