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체질 개선 노력을 본격화하면서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현대차의 고성능화를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주도할 예정이다.
PBV는 이름처럼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이동 수단을 뜻한다. 모빌리티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것. 현대차가 지난 CES 2020에서 처음 선보인 개념이다. 배송이나 의료용 모빌리티 등 다양한 활용이 거론된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PBV 주력 계획을 더 확고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택트(비대면)'가 중요시 되면서 카셰어링을 비롯한 기존 모빌리티 사업 모델이 위기를 겪는 상황이어서 이 자리를 PBV가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미 현대차는 PBV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이어왔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올 초 이 기술을 보유한 영국 어라이벌과 미국 카누와 손을 잡으면서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도 PBV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현대차는 지난달 UAM 분야 경력 개발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서울 강남 GBC 건설 사업에도 파란 불이 켜지면서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래 모빌리티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주요 도심에서 널따란 거점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왔다. GBC는 수많은 지상형 모빌리티를 담을 주차 공간과 함께, UAM이 착륙할 거점까지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지난 CES 2020에서 발표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구축 계획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당시 PBV와 UAM, HUB 등 3개를 축으로 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다양한 모빌리티가 하늘과 땅을 누비는 미래 도심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물론 현대차만이 미래 모빌리티 투자 중인 것은 아니다. 도요타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도 미래 기술 투자 의지를 밝힌 가운데, 다른 글로벌 업계도 미래 준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UAM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드론의 추진력과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UAM 상용화 예상 시기가 획기적으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UAM 시장은 2040년 연간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연간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2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도요타는 일찌감치 테슬라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직후, 플라잉카 등 도심형 항공체 개발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비행 택시 사업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조비항공에 3억9400만달러를 투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와 볼보의 모기업 지리자동차도 도심형 항공기 개발 업체인 볼로콥터와 손을 잡았다.
전기차 플랫폼 개발도 한창이다. 폴크스바겐이 일찍이 전기차 플랫폼 MEB를 개발했으며, 미국 포드에도 공급키로 계약한 상태다. GM이 LG화학과 배터리 공장을 새로 짓기로 하는 등 배터리 투자도 크게 늘었다.
사업 구조도 개편하는 모습이다. GM은 지난달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카셰어링 사업인 메이븐 철수를 선언했다. 벤츠와 BMW는 이미 지난해 말 미국에서 '셰어 나우'를 철수하고 전기차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다만, 업체 대부분은 아직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가 이미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에 이어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계획까지 구체화한 반면, 여전히 추상적인 미래 도심을 상상하는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시장이 아직 다양한 모습으로 예상되는 탓에 업계에서도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라며 "현대차의 계획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이어서 업계를 주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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