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업계

패션업계, 외도 통할까? 화장품시장 잇단 공략…성과 아직은 갸우뚱

화장품 사업 진입장벽 낮고 패션과 결을 같이해 진출 용이

 

코로나19로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패션시장 불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패션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이미 디올과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는 패션뷰티를 아우르는 종합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조효정 기자

패션시장 불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패션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 진출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화장품 시장이 과포화 상태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화장품에서 짭짤한 성적을 거두자 LF에 이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까지 화장품 사업게 뛰어들었다. 해외 패션업체에서도 사업확장은 트렌드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화장품 사업 '구찌 뷰티'를 올해 5년 만에 다시 시작했다. 디올, 샤넬, 버버리, 지방시 등 다수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패션·뷰티를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사업영역을 뻗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패션업체에게 화장품 시장 진출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필수라고 통한다. 국내 패션시장이 성장이 수년간 멈춰있는 반면, 화장품 시장은 매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큰 변화 없이 41조~43조 원 규모에 머물러있다. 이런 추세와 반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9 식품의약품 산업동향통계'에 따르면 화장품 산업은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생산액 12.98%, 수출액 32.95%, 수입액 5.24% 등으로 나타났다. 생산액은 2009년 5.17조 원 이후 2015년(10.73조 원), 2016년(13.05조 원), 2017년(13.52조 원), 2018년(15.50조 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패션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트렌드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린다. 최근 몇 년간 고가 명품과 저가의 SPA브랜드로 소비 양극화가 이뤄지면서 중간 가격대의 국내 패션 회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낮게는 1~2%, 높게는 6~7%에 불과하다. 재고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트렌드가 금방 변해 재고의 가치가 급락하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따뜻한 겨울 날씨로 매출부진을 겪고 코로나19로 연이은 매출 하락을 경험하는 등 날씨나 외부 요인에 따라 매출 성과가 좌우되기도 한다.

 

반면 화장품 사업은 외부 요인에 따른 영향을 덜 받고 수익성을 올리기 좋은 데다 진입장벽이 낮다. 화장품에 대한 자체 기술이나 경험이 없어도 한국콜마, 코스맥스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통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가능하다.

 

또 패션과 뷰티는 크게 봐서 유사한 산업군이라 주 소비자층도 겹치는 데다가 이미 확보한 유통채널이 있어 진출이 용이하다. 패션이라는 본업에서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으면서도 새로운 돌파구로 삼기 좋은 분야다. 관리만 잘 되면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

 

(좌측부터)신세계인터네셔날, LF, 한섬 로고

패션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SI가 먼저 이뤘다. SI는 2012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해 5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고, 중화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최근 2~3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SI는 '비디비치'성공에 힘입어, 2018년 한방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2019년 말 프랑스 대표 약국 화장품 '가란시아'를 론칭하면서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다만 국내 화장품 시장 과포화 상태에 따라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018년 기준 1만 2673개에 달한다. 화장품 업체가 이미 많은 상황에서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제약업계, 식품업계에서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더마코스메틱이 대세가 된 최근 동국제약, 일동제약, 유한양행, 동화약품, 동아약품 등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춘 제약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국내 대표 패션브랜드 LF도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마냥 순탄해 보이지는 않다. LF는 지난 2018년 자사 대표 브랜드 헤지스에서 남성 화장품 라인 '헤지스 맨 룰429'를 출시하고 2019년에는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지난해 3월 김인권 LF 상무가 "헤지스는 LF 주력이자 국내 대표 파워 브랜드로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 바처럼 LF는 지속해서 화장품 브랜드에 투자를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메틱 사업부가 기대보다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무리한 M&A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부진을 메꾸기에는 충분히 크지 못한 상태다. 실제 LF는 지난해 매출 1조8517억 원, 영업이익 87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6.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694억 원으로 14.6% 줄었다. 전체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M&A로 계열사가 늘어나고 헤지스 남성 화장품 라인 출시 관련 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코로나 사태로 현금 흐름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일각에선 신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년간 패션업계의 불황으로 사업 구조의 변화를 모색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무리한 M&A로 재무부담을 가중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LF 관계자는 "아직은 패션 사업이 9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화장품 사업의 실적이 아직은 그룹 전체에서 메인 역할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지는 않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헤지스 맨 룰429' 슬리핑 퍼팩크림의 경우 지난해 9월 H&B 스토어 올리브영 및 LF몰에 입점 3개월여 월 만에 온오프라인 품절 사태를 일으켰고. 중국 최대 SNS 커머스 플랫폼 '샤홍수'에 입점, 매달 50% 성장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게 필수이므로 패션 회사의 화장품 시장 진출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아직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자랑할 만한 매출이 나온 것도 아닌 데다가, 이미지와 제품 라인을 만들어가는 투자 단계지만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