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등교 개학 기준 없는 교육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학교 및 학교 구성원의 이태원 방문 현황조사' 브리핑에서 고3 등교 수업에 대해 한 말이다. 나흘 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3 등교 개학이 이틀 전에 연기되면서 멘붕에 빠졌던 학생들은 다시 한번 혼란스러워졌다. 박 차관의 말 자체로 보면 등교 개학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쪽에 가깝지만, 등교 개학을 할 지 말 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라서 그렇다. 사실 등교 개학은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추가 연기될 가능성은 남았다고 봐야 한다. 고3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등교 개학을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모를 말"이라며 "등교에 찬선하는 입장이지만,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다"고 했다.
예정대로 등교 개학을 한다면 앞으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대입 수시모집을 위한 원서접수가 코 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수험생들에게 1주일은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이다. 수험생들은 공부 자체보다는 수험생이란 자체만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금은 학생부 기재나 자소서 작성, 수시와 정시 지원 여부 등을 결정할 물리적인 시간마저 빠듯한 상황이다. 이런 스트레스는 학원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는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더 클 수 밖에 없다.
입시 문제보다는 학교에서 학생 건강을 책임져야 할 교육당국이 불확실성을 키우는게 더 문제다. 등교 여부에 대한 결정권이 이미 교육부의 손을 떠난 특수한 상황임을 가정해도 교육부는 등교 개학 기준을 세워야 한다. 등교 개학 사안 관련 주무부서인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 관계자는 "(등교 개학의)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 박 차관의 발언은 여론에 따른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 박 차관도 "(입시 일정 등 때문에) 고3은 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에 이어 등교 개학에서도 성과를 내고자 하는 욕심이 있을 수도 있다. 여론에 등 떠 밀리기보다 학생 건강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데 방점을 둔 등교 개학의 기준을 이제라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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