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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르포] 80일 만의 고3 등굣길…"엄마가 교실에선 문자로 대화하래요"

[르포] 80일 만의 고3 등굣길…"엄마가 교실에선 문자로 대화하래요"

 

'고글' 쓰고 등장한 교사…'가정학습' 이유로 등교 안 한 학생은 1명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교사들과 등교학생 발열검사

 

코로나19 여파로 80일 만에 등교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오랜만에 친구들과 학교에서 다 함께 만다니 좋긴 한데,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코로나는 아직 안 끝났잖아요. "

 

20일 오전 고3 학생들의 '침묵 속' 등교가 시작됐다. 삼삼오오 모여 대화 나누며 까르르 웃던 등굣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학생들에게서 설레는 표정은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이 80일간 무려 5번 연기된 끝에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날 오전 7시 15분이 지나자 설레는 학생들이 하나둘, 설레는 표정으로 교문 앞으로 다가갔다. 정문 앞에서 만난 학생 김모군은 "친구들과 만나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겨울방학까지 합하면 4달 만의 등교"라면서 "아직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걱정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모군은 "온라인 수업에서는 모르는 게 있어도 질문하기 수월하지 않았는데 대면 수업에서는 모르는 것을 수시로 물어볼 수 있어서 수업이 기대된다"면서 "재수생보다 고3 수험생들이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서 불안하지만, 친구들, 선생님과 한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놓인다"고 털어놨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경복고를 찾아 학생들을 맞았다. 손에 장갑을 착용하고 비접촉 체온측정기를 든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이마 위에 측정기를 가까이 가져가 발열 체크를 했다. 조 교육감 옆에서 5~6명의 교사도 발열 체크를 이어갔고, 일찍 출근한 몇몇 교사는 멀찌감치 서서 학생들을 반겼다.

 

"얘들아, 거리 두기 하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1m 간격두기'를 연신 상기시켰다.

 

코로나19 여파로 80일 만에 등교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이 인사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오랜만에 만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인사 방법도 이전과는 바뀌었다. 교문에 서서 학생들을 반기던 경복고 한 교사는 교문에 들어서는 학생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누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일렬로 서서 차례대로 교문에 들어서던 학생들은 자신의 순서가 되면 체온계를 든 교사에게 고개를 빼꼼 내밀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교직원 차량이 들어갈 때도 입구에서 일단 정지했다. 운전자 역시 체온 측정은 필수였다. 한 교사는 고글을 끼고 출근해 등굣길 학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여느 '첫 등교'와는 다르게 하복과 춘추복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에 겉옷을 챙긴 학생도 있었다.

 

교육 당국이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추고 학교 측도 등교 개학에 대비한 모습이었으나 학생들은 코로나19 교내 집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불안해했다. 이 학교 학생 유모군은 "부모님께서 마스크 꼭 쓰고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면서 "쉬는 시간 대화도 급할 때만 휴대폰으로 하라고 하셨는데,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복고는 자가진단을 통해 등교 중지 조치가 된 사례는 없었지만, 학생 1명은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등교하지 않았다. 교육부 지침상 학생들은 등교 일주일 전부터 매일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NEIS)를 통한 자간 진단을 진행해야 한다.

 

이경률 교장은 "등교 전 자가진단 문진표 작성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10~20% 정도 돼 오늘 아침에 또 안내했다"면서 "우리 학교는 1000명 이상 과대학교가 아니어서 보건 교사가 1명인데 7~800명 정도 되는 학교에서는 2명 정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등교가 완료된 뒤 조희연 교육감은 "방역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긴장된 국면"이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3 등교를 맞았는데, 학교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오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원격수업에서 등교 수업 병행으로 전환하는 학교 현장의 '첫날' 모습을 전하기 위해 각국 외신들의 취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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