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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73>와인잔의 세계

<73>와인잔

 

안상미 기자

영화 '더킹'에서 한강식 검사장이 복수에 나선 박태수에게 이 세상의 논리와 정치엔지니어링의 철학을 거들먹거릴 때 내 시선을 빼았은 것은 배우의 연기도, 그렇다고 배우의 얼굴도 아니었다. 와인이 담긴 깊은 글라스를 고고하고 당당하게 받치고 있는 길고 까만 다리를 가진 그것. 와인잔이 와인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줌과 동시에 다양한 기능과 모양으로 사도사도 끝이 없는 와인잔의 세계에 빠지게 됐다.

 

영화 '더킹' 캡쳐 화면.

와인애호가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만들어진지 몇 년 안된 보르도 와인잔과 10년, 20년 숙성된 보르도 와인잔이 따로 있을 정도로 와인잔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일단 먼저 와인은 와인잔에 먹어야 할까. 답은 '예스(yes)'.

 

와인은 그저 꿀꺽꿀꺽 목으로만 넘겨 먹는 음료와는 다르다. 눈으로 보고, 코로 향을 맡고, 그리고 마신다. 색상과 향은 와인의 성격은 물론 품질까지 많은 것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물잔이나 플라스틱잔에 따라 놓쳐버리긴 아깝다. 투명한 와인잔의 유리야말로 와인 본연의 색을 잘 나타낼 수 있고, 깊고 둥근 볼은 향을 잘 맡을 수 있게 해준다. 가느다란 와인잔의 다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리면 와인이 산소와 만나 떫을 맛은 부드럽고 깊게 바뀐다.

 

/와인스펙테이터

그렇다면 지역이나 품종에 따른 다양한 와인잔이 모두 필요할까. 여기에 대한 답은 '노(no)'.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잔, 화이트 와인잔, 스파클링 와인잔 하나씩만 있다면 와인의 맛을 잘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먼저 레드 와인을 마시기 위한 보르도 잔이다. 가장 많이 봤을 보편적인 잔으로 둥그런 형태로 입구와 볼 부분이 넓다. 와인의 향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고, 공기에 노출되는 면적이 커 탄닌이 많은 레드와인에 딱이다.

 

만약 여유가 된다면 레드 와인잔으로 부르고뉴 잔이 하나 더 있으면 좋다. 입구 부분은 좁고 볼 부분은 넓다. 향을 최대한 오래 잡아두기 위해서다.

 

다음은 화이트 와인을 위한 잔이다. 모양 자체는 보르도 잔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훨씬 작다. 화이트 와인은 차가운 온도로 즐겨야 하는데 잔이 크면 와인이 금방 미지근해진다. 화이트 와인 전용의 작은 잔에 자주 따라서 먹고, 와인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볼 부분이 아니라 다리부분을 잡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잔이다. 입구와 볼이 좁지만 길쭉하다. 스파클링 와인의 생명인 기포가 잘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와인을 따르면 잔 바닥에서 여러 줄기의 거품이 올라가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와인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 영화 '더킹'의 와인잔은 리델이 소믈리에 시리즈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소믈리에 블랙 타이 시리즈였다. 기존 대비 다리인 스템의 높이를 길게하고, 검정색으로 만들었다. 마치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의 모습이 연상된다고 해서 '블랙 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와인도 아닌 잔 하나의 가격이 10만원대를 넘어 아직도 위시리스트(Wish list)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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