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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 칼럼]태안해변이 최전선? 돌은 가려서 던져라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충남 태안군 해변에 중국인들이 밀입국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가 발견되자, 일부 언론들은 '안보위기론'을 들어 군을 향해 돌을 던졌다.

 

한 보수매체는 심지어 충남 해변을 '최전선'이라고 보도했다.물론 태안군 일포리 해변에 21일 접근한 것을 군과 경찰이 주민신고가 들어온 23일까지 파악하지 못햇다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최전선을 운운하며, 경계·작전 실패라고 맹비난 하는 것은 '캡사이신(매운맛의 휘발성 화합물)'을 뿌리는 짓이다.

 

이런 논조의 언론비난을 접하면 대한민국 동북단 최전방 22사단의 DMZ에 위치한 해안소초장으로 복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2002년 4월께 북한군이 시계청소를 위해 지른 불로 22사단 전방철잭이 불길에 휩싸였다.

 

불길은 삽시간에 탄약고와 담당하고 있던 해안철잭까지 타고들어와 소초원 모두가 고립된 상황에서, 당시 내릴 수 있던 결단은 1개 근무지만 남기고 전 소초원을 방화선 안으로 철수시키는 것이었다. 선조치 후보고에 따라 한 행동이었지만, 다음날 꽤나 시달려야 했다. 언론사 기자들이 왜 최전방 근무지를 뺀거냐는 질의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서해안은 동해안과 달리, 해안선이 복잡하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해안선을 수색하는 수제선 정밀정찰에 어려움이 많다. 이틀간 밀입국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지 못한 것은 문제지만, 왜 발생했을지에 대한 세심한 취재가 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충남 해안 경계는 육군32사단이 담당한다. 구불구불한 복잡한100여km 이상의 해안선을 두개 대대가 전담하는데 철통경계를 요구하는 것은 감독,연출 주연,조연,미술,조명 등을 한사람에게 전부 요구하는 꼴이다.

 

두개 대대라고 해도 동해안 상비사단 만큼 병력이 완편된 구성이 아니라 감축편성된 부대라 사실 한개 대대에서 수색정찰이 가용한 경계병력은 100여명 남짓이다. 해안선으로부터 500m까지를 경계하는 육군의 선박감시조의 상황도 극한이다.

 

선박감시조의 육경정이라 불리는 소형 보트는 낡고 오래되서 대부분 항구에 정박돼 있는 실정이다.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게 없다. 육군의 주 감시대상도 육상으로 접안하는 반잠수정이나 고속침투정 정도다. 더욱이 서해안은 동해안과 달리 양식조업을 비롯해 수천 척의 어선들이 연안에서 조업을 한다. 육백만불의 눈이 달렸다면 모를까 어떻게 소형보트를 쏙쏙 찾아내겠는가.

 

지난해 6월 동해안의 삼척항에 북한 목선이 입항한 것과는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군을 향해 돌을 던지려거든 제발 잘 가려서 던지길 바란다. 그리고 일선에 장병들이여 어깨 펴시라. 잘 못한 군인은 혼나야 하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당신들은 숨은 영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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