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로 올해 한국 경제의 역성장 개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역대 최저치다. 앞서 지난 3월 사상 처음 '제로금리' 시대를 연 지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또 내렸다.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0.2%로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5.1%) 이후 처음이다.
한은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 기준금리 또 역대 최저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리는 '빅 컷(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한 이후 4월 동결한 뒤 다시 인하한 것.
이로써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에 접어들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권 안팎에선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8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사실상 '실효하한'에 다다른 셈. 이는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 들었다는 의미다. 실효하한이란 통화정책 유효성이 상실되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워졌다"면서도 "미 연준(Fed)이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리면 실효하한이 달라질 수 있고, 우리의 정책 여력도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통화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 22년 만에 역성장할 듯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나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3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지만 이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이 본격화되자 이를 반영해 2.3%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린 것이다.
한은의 전망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IMF때 만큼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이번 성장률 전망치가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에 따라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0.2%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정점에 이른 뒤 하반기 진정 국면에 이르고 대규모 재확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기초로 한, 말 그대로 전망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장률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소폭의 플러스(+)를 나타내겠지만 상황이 악화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내년에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3.1%로 상향 조정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3%로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1%로 제시했다.
한편 조윤제 위원은 이날 금리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 연관성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의결에서 제척(배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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