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오팔세대를 잡아라!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의 대규모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유통업계가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ves/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중장년층) 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오팔세대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는 중장년층을 말한다. 이들은 오랜 시간 경제활동을 지속해 온 만큼, 경제력은 물론, 축적된 경험과 취향으로 소비의 고급화를 지향한다.
유통업계는 저출산·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구매력까지 갖춘 오팔세대가 정체된 소비시장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편의점 쇼핑 '큰손'으로 떠올라
오팔세대는 학력과 소득수준의 연관이 큰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배움에 대한 열망과 도전 정신이 강해 새로운 문화와 제품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유연하다. 때문에 온라인·모바일 쇼핑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옥션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전 품목 연령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50대는 130%, 60대는 171%로 각각 증가하여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50~60세대 고객 비중 또한 2014년 17%에서 2018년 27%로 대폭 상승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오팔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도시락 매출 중 40대 이상 소비자가 차지한 비중은 36.8%다. 이는 3년 전인 2016년(26%)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GS25의 전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33.4% 늘었다. 여전히 20~30세대가 주 소비층이지만, 40~50세대 도시락 매출구성비가 지속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간단한 조리 선호…HMR 구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생활이다. 외식대신 집밥을 즐기지만, 직접 해먹기보다는 간편가정식(HMR)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롯데멤버스가 빅데이터를 통해 발간한 2020 트렌드픽에 따르면, 분석 대상인 은퇴자 부부(58~60년생 남성, 61~63년생 여성) 집단은 2016년(9.9회)에 비해 지난해(6.7회) 백화점 식당가 이용을 33% 줄였다. 소비 규모 축소에 따라 외식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퇴 후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집밥 빈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팔세대의 HMR 인당 구매금액 및 구매건수는 증가했다. 지난해 가정간편식 인당 구매금액이 2016년 대비 약 16%, 이용건수가 1.3회 늘었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증가폭이 컸으며, 인당 구매금액이 17%, 구매건수가 평균 1.5회 많아졌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 아내의 '가사 은퇴'가 현실화됨에 따라 직접 재료를 구매해 요리하기보다는 HMR 등을 이용해 간단히 조리해먹는 집밥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가전업계, 맞춤화 전략 펼쳐
신세계와 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모바일 쇼핑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팔세대를 잡기 위해 지난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했다. 글자 크기를 키우고 이미지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해 가독성을 높이고, 유사 상품 추천 기능 등을 강화했다. 또한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화장품·리빙·건강용품 등의 MD도 대폭 보강했다.
가전업계에서도 '럭셔리', '프리미엄' 가치를 강조한 신(新)가전으로 오팔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커피머신 등의 신 가전의 경우, 과거에는 보편화 되지 않았던 가전으로 오팔세대의 잠재수요가 충분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들에게 가사노동의 수고로움을 줄이고 편리함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어,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0여년 간 한 해 8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은퇴 인구로 편입됨에 따라 실버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은 물론, 소비시장 전반에 걸친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오팔세대를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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