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0.8%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달러화 기준 4.3% 줄어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전반적인 물가 상황을 반영한 명목 GDP성장률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명목 GDP와 실질 GDP의 격차를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는 역대 최장기간인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1분기 성장률 -1.3%…"2분기에는 더 악화"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4%)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민간소비는 -6.4%에서 -6.5%로 하향됐고, 수출이 -2.0%에서 -1.4%로 상향됐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6.5% 감소하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22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의류, 화장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에서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1.6%포인트였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를 나타냈다. 1분기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며 정부 소비가 전기 대비 1.4% 늘었음에도 민간소비 위축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수출은 1.4%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3.1%)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속보치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수입은 광산품(원유 등), 자동차 등이 줄어 -3.6%를 기록했다. 이는 속보치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 0.5%, 0.2%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2.4% 감소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기타 서비스업 등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제조업도 1.0% 감소했다. 건설업은 0.2% 증가했다.
물가변동이 반영된 명목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1.6%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4분기(-2.2%) 이후 최저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GDP디플레이터는 -0.6%로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2분기다. 한은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에 더 크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실질 GDP성장률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관기준 수출은 4~5월 연속 큰 폭 마이너스를 보였고, 수출과 제조업은 기존보다 악화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 쪼그라든 가계 지갑…작년 1인당 국민소득 -4.3%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달러화 기준으로 4.3% 줄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런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115달러(약 3743만원)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8년 3만3564달러(3693만원) 대비 4.3% 감소했다.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는 1.4% 증가했다. 작년 명목 GDP성장률이 2%대로 저조한 가운데 지난해 원화 약세까지 겹쳐 달러화 기준 소득을 끌어내린 것이다.
올해 1분기 실질GNI는 전기 대비 0.8%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7381달러로 2018년(1만8063달러)보다 3.8% 감소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의미한다.
지난해 실질 GDP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인 연 2.0%와 같았다. 2018년 성장률 확정치는 2.9%로 잠정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9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명목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총저축률은 1.3%포인트 내린 34.7%를 기록해 2012년(34.5%)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가계순저축률은 6.0%로 속보치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총투자율은 0.3%포인트 하락한 31.2%였다. GDP 디플레이터는 0.9% 하락했다. 1999년(-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65.5%로 2.0%포인트 오르며 한은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노동소득분배율이란 한 나라에서 한해 생산활동으로 발생한 소득 가운데 자본을 제외한 노동에 배분되는 몫을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기업 영업잉여가 악화됐다"며 "반면 노동소득은 늘었는데 자본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서 상대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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