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시 2500 계약금 손해
HDC현대산업개발, 오는 27일까지 인수여부 밝혀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결정하라고 최후통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은 HDC현산이 인수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자 마지막 시그널을 보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오는 27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가 있는지 알려달라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최종 거래 종결일(27일)이 다가옴에 따라 인수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설명이다. 최대 연장은 6개월로 오는 12월 27일까지다.
◆HDC "기업결함심사 마무리부터" vs 채권단 "인수포기 절차"
앞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을 총 2조50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3228억원에 사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모두 지연됐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1차로 1조4665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2차로 나머지 71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4월 7일로 예정된 1차 유상증자 납입일부터 지난 4월30일로 예정된 구주인수일까지 미뤘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은 해외경쟁당국에 신청한 기업결함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식매매거래와 신주인수계약의 선행조건 중 하나가 공정거래위원회와 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다.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산은의 자금 지원 규모와 시기에 따라 유상증자 날짜를 확정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기업결합심사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6개국에 신고하고 러시아 한 곳만 남은 상태다. 또한 러시아도 조만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거래를 진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
더구나 채권단은 코로나19에 따라 조건변경을 원하면 제시해 달라고 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묵묵부답이었다. 내용증명이 자체적으로 특별한 효력이 있진 않지만 독촉을 했다는 증거로 쓰일 수 있는 만큼 채권단이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는 증거물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2500억원 지불하고 '승자의 저주'피할지 주목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영업손실은 3700억원, 당기순손실은 67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작년 1386.7%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인 운항률을 현재 8%에서 최대 17%까지 끌어올린다 하더라도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식가치 대비 3배 이상의 값을 치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인수가 무산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2500억원을 손해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3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시점"이라며 "정상화를 위한 자금투입 등을 고려했을때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차리 계약금이 아깝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정확한 결과는 오는 27일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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