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다. 미래통합당과의 막판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다.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과 비공개로 회동한 가운데 협상했고, 결과는 민주당의 '단독 국회 원 구성'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박병석 의장과 회동에서 "18곳 상임위원장 모두를 선출하자"고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통합당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무위원회 ▲국토위원회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박 의장에게 모든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출할 상임위원장의 범위는 의장이 판단할 것"이라며 기존 제안은 철회한 사실을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이 '단독 국회 개원' 가능성을 시사한 게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단독 국회 개원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로써 원 구성 법정시한을 넘긴 지 일주일째다. 21대 국회 원 구성에 대해 민주당의 뜻은 분명하다"며 "우린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에 대해 "민주당은 오늘 '의회 독재', '일당 독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병석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에 대한 협치도 포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15일) 자신들이 원하는 법사위 등 몇 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하고, 며칠 뒤 다시 몇 개 상임위원장을 다시 선출하겠다고 한다. 의원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여당 단독 선출은 제헌 국회 이래 없었던 일"이라며 "민주당은 제헌 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에 대해 "18개 상임위 중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달라는 통합당, 과연 누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냐"며 무리한 요구를 한 점도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해 단독으로 안건 처리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까지 다 가져간다면, 상임위 구성이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국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집권 세력은 폭주 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청와대와 민주당에 충고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여론의 비판을 받은 장외투쟁과 같은 방식의 싸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운영에 동의하거나 협조할 수는 없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직무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정부 감시 비판이라는 기능은 수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 차원에서 본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박 의장께서 지난 12일 얘기했듯이 국민께 오늘(15일)은 반드시 처리한다고 약속을 했다. 이건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상임위원장 선출 범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오후 6시 예정된 본회의까지 여야의 추가 협상이 최종 무산될 경우 박 의장이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이후 일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민주당과 통합당에 협상할 여지는 남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