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 삼국지'라고 불릴 정도로 전대미문의 시공권 쟁탈전이 벌어질 것 같았던 한남3구역의 재개발 아파트 수주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상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간 2파전 분위기 속에서 한남3구역 조합이 편파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합이 건설사에 내린 경고 조치가 편향됐다는 지적이다.
◆현대건설vs대림산업 '2파전'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대림산업이 제안한 트위스트 대안설계를 토대로 만든 CG 홍보물에 대해 '과대과장 광고'라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대림산업의 대안설계에 대해 중대한 변경이냐 경미한 변경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이의 없이 마무리됐지만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조합은 앞서 현대건설을 상대로도 경고 조치를 내렸다. 현대건설이 자사 입찰제안서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사실로 개별홍보지침에 따른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인데 경고 조치 과정 및 시기적 차이로 인한 형평성 논란이 나온 것이다.
당시 이사회 개최 및 경고 조치 결정까지 열흘 가량이 걸렸는데 대림산업의 경고 조치는 주말을 포함해 사흘 만에 내려졌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의 경고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용산구청으로부터 적법한 설계라는 공문이 18일 도착했다"며 "조합 측의 규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트위스트타워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설계로 도시정비사업법이나 건축법이 허용하는 '경미한 변경'의 범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경미한 변경이 적용된 대안설계 범위에서만 입찰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원안설계에서 과도하게 변경된 혁신설계를 국토부와 서울시가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조용한 싸움을 전개 중이다. 현대건설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현대와 대림의 양자대결이 펼쳐지는 분위기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3사 중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은 GS건설은 수주전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이 원하는 중대 설계변경을 하더라도 조합의 예정 공사비인 1조8880억원 범위 내에서 공사를 수행할 것이라는 게 GS건설 측의 입장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대결구도 속에서 중장년층은 현대건설, 청년층은 대림산업을 지지하는 분위기다"라며 "현대건설은 홍보책자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진을 넣는 등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시공사 총회 장소 변경
조용한 수주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장소변경으로 시공사 총회가 불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은 오는 21일 효창공원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 코로나 방역 연장 관련 공공공원 및 공공시설 휴장' 등으로 급하게 장소를 바꿨다.
지난달 말 강남구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진행했던 강남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과 3층 오디토리움으로 장소를 변경했지만 강남구청의 권고로 또 다시 장소가 바뀌게 된 것.
한남3구역은 조합원 수만 총 3880여명으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성사되려면 절반 이상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서다.
코엑스 외에 대체 장소가 섭외될 경우 총회가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일부에서 일산 킨텍스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워낙 대규모 인원이 모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해진 시간 내에 대체장소를 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장소를 정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총회 날짜가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최종 시공사는 추가 결선 투표 없이 단 한 차례의 투표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시공사 3곳을 모두 표기한 기본 용지 한 장과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건설사 2곳씩 표기한 색깔이 다른 용지 세 장이 추가로 주어진다. 기표소에 들어갈 때 총 네 장의 용지에 건설사를 선택한 뒤 분리 제출하면 투표를 종료한다. 투표 후 기본 용지 투표 집계 결과 한 건설사가 전체 투표 수에서 50% 이상의 표를 얻게 되면 시공권을 차지하는 구조다.
한남3구역 조합원은 "과열 수주 논란으로 재개발이 지연된 곳이기 때문에 조합원 부담이 적고 최대한 정직하게 입찰에 참여하는 곳으로 마음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남3구역은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와 근린생활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으로 공사 예정 가격만 1조8880억원, 총 사업비는 약 7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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