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하반기 반등 시그널에 주목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슈퍼사이클'까지도 기대되는 상황.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 등에 따르면 5월 반도체 수출액은 8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SSD도 9억6000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무려 160.2%나 많은 수출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누적으로는 지난해 실적 88%를 뛰어넘어 올해 새 기록을 쓸 전망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도 12억2000만달러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73.0%나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이 수십프로 상승하며 호실적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의 그늘이 걷히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별 수출로 보면 전년과 비교해 반도체 수출액이 중국에서 8.4%, 미국 30.8% 급증하는 등 뚜렷한 개선을 확인시켰다.
수요 확대를 대비한 반도체 업계 투자도 거침없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이어 평택에도 낸드플래시 설비에 8조원 투자를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기존 투자 계획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상반기 호황이 뚜렷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가운데, 실제 소비재들 판매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반도체 수요만 이어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5월 디스플레이 수출은 12억8000만달러, 휴대폰 수출은 7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1%, 21.5%나 줄어들었다.
반도체 수요 중 스마트폰 비중이 적지 않은데, 어디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는지 추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호황이 단지 업체들의 재고 확충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여기에서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 등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업체들이 만약을 대비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나타났다는 추측이다.
만약 이런 경우 하반기에는 또 다른 반도체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 당장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수요 위축이 시작됐고, 재고도 늘어나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호재는 있다. 하반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신형 콘솔이 계획대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서버용 DDR5도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인텔 CPU 공급 안정과 맞물리면서 서버 업계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도 기대해볼만 하다.
다만, 이같은 호재를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형 콘솔이 성공할 지 알 수 없고, DDR5 출시도 지속 연기되고 있어서 하반기 공급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스마트폰 시장 개선이 관건이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예상에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은 건 사실이지만, 명확한 원인을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고 확보를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하반기에는 심각한 불황이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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