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산업안정기금이 속도를 못내고 있다.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기금운용심의회는 네 차례의 회의에도 아직 신청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안기금이 마련된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는 이날 5차 회의를 열고 신청공고일정, 채권발행 문제 등을 논의한다.
기안기금 자금지원 절차는 지원대상 업종지정-지원대상기업 기준확정-기금지원 신청공고-기금자금지원신청-주채권은행 의견조회-기금운용심의회 심의-자금집행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정부는 기금운용심의회를 출범하며 기안기금 지원대상 업종을 항공·해운업과 그 외에 금융위원회 관계부처가 지정하는 업종으로 명시했다. 지원 대상 기업요건은 국민경제와 고용안정에 영향이 큰 기업으로 총 차입금이 5000억원이상, 근로자수 300인 이상이다.
문제는 기금운용심의회가 한달 째 운영되고 있음에도 다음 단계인 신청일정 조차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당초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에는 공고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다수였지만 지금까지 미뤄진 상태다.
◆항공업계 스스로 해결책 찾아 살길 모색
기안기금 지원 대상으로 첫 타자로 꼽히던 대한항공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설 전망이다. 지원 시기도 불명확한데다 지원조건 또한 까다로운 기안기금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안기금을 지원받게 되면 지난 5월 기준 근로자수를 최소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기금지원 개시일로부터 6개월 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정상화 이익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 금액의 최소 10%를 신주인수권부채 등 주식연계증권으로 취득해야 한다.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및 의료장비와 해외공장 재가동에 따른 부품장비 등의 항공운송이 증가하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지수를 보면 홍콩-북미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 1월 1kg당 3.1달러에서 5월 7.7달러로 올랐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화물운송 상황을 보아가며 기안기금 지원요청 시기를 늦출 예정이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에 지원한 1조2000억원을 기안기금으로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예 받지 않을 순 없겠지만 조건 등을 통한 감시의 눈을 자구노력으로 최대한 미뤄보겠다는 복안이다.
◆해운업계, 기안기금 기다리다 고사위기 올지도
해운업계는 화물과 운임 모두 타격을 입으면서 신청일정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해운업에서 기안기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HMM과 팬오션, 대한해운, 장금상선 등 10여 곳이다. 다른 해운업체들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가동한 6600억 규모의 지원프로그램과 해양수산부가 시행한 1조25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이 기안기금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기안기금 발표만 했을 뿐 아직까지 신청 접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안기금 발표 당시보다 속도감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타격이 또다시 올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신청일정 등이 신속하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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