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학사장교 65기·단기간부사관 41기 신임소위들이 26일 경북 영천 육군제3사관학교에서 임관식을 올렸다. 육군 장교로 태어난 것을 축하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군복무 시작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
이날 육군은 학사장교 65기 신임 소위들의 임관식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육군의 한 관계자는 "육군본부 공보정훈실에서 학사장교 임관식이 이슈가 되지 않아 지방언론에만 배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육군학사장교만 보도자료 패씽...차별은 계속돼
육군학사장교의 임관식 보도자료 패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내 차별을 없애겠다고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에서만 벌써 두번째다. 지난 2017년 6월 25일 거행된 육군학사장교 62기 임관식도 보도자료가 배포되지 않아 일부 지역 언론에서만 가볍게 다뤘다.
당시 임관식 참석예정이던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사일 사령부 시험발사장으로 간다는 이유로 돌연 참석일정을 변경했다. 당시 일부 언론들이 육군의 타출신 장교임관식과 해·공군 학사장교 임관식에 비해 육군학사장교 임관식이 초라하다는 지적했다. 이에 육군은 이를 개선하려고 했지만,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특히 이날 임관하는 육군학사장교 65기 소위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입교일정도 급작스레 변경됐고 교육훈련 여건이 잘 갖춰진 충남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 대신 육군학사장교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육군제3사관학교의 낡은 시설에서 장교 양성교육을 받아야 했다.
육군학사장교는 2012년 제57기 과정부터 최신시설로 갖춰진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양성교육을 받았다. 8년 간 비워졌던 3사관학교 시설에서 학군교에서 파견된 교관들을 통해 16주 양성교육의 일부를 더부살이처럼 받아온 셈이다.
육군학사장교 출신의 한 영관장교는 "육군학사장교 출신의 3성 장군이 나오고, 2성장군이 나오는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육군에서 공정한 장교단 문화가 세워지기 위해서는 갓 군생활을 시작하는 초임장교들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 조직문화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육군내 부대 서열, 근속년수 등 학사장교는 차별대상
부대서열 및 근속년수 산정 등에서도 육군학사장교들은 차별을 받고 있다. 해·공군의 6월초에 임관하는 학사장교(해군은 간부사관)들도 3개월 가량 먼저 임관한 사관학교·학군(ROTC)출신 장교들과 동기로 복무하는 군대문화가 정착됐다. 반면 육군학사장교의 경우 3개월 먼저 임관한 타 출신 장교들에게 대위진급 직전까지 선배로서 예우를 해야한다.
근속년수 산정에도 문제가 있다. 군인으로 임관을 하지 않은 양성교육 기간을 군복무 근속정년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법률가들은 이러한 산정방식은 헌법상의 평등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근속년수 산정은 학생신분인 육사생도 4년, 3사생도 2년, 학군 후보생 2년의 기간을 산입하고 있어, 근속연수로 따지면 사관생도 2학년이 학사장교 소위보다 선임이 되는 셈이다.
육군 내에서 개선되지 않은 차별 등의 이유로 학사장교 임관자는 급감하고 있어, 관련 제도 개선이 없다면 타 출신 정원에 편입시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군안팎에서 나온다.
육군 학사장교는 1981년 1기생 629명의 임관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2061명이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뿐만 아니라 학군장교 다음으로 많은 초급장교를 배출해, 한때 육군 중대장의 약 40%를 학사장교 출신들이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의무복무 기간이 28개월인 학군장교 보다 12개월(양성교육 4개월 포함)을 더 복무해야하는 부담감, 육군 내부의 차별적 문화로 인해 2010년에는 한해 임관자가 600여명으로 급감했다.
육군의 비 학사장교 출신 영관장교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단에는 조국을 위한 핏값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면서 "학사장교와 단기간부사관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지 않는 한 정예 장교단 건설은 꿈 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육군은 이날 육군학사장교 65기 임관식 관련해 육군은 임관장소와 임관인원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올해 육군학사장교56기 신임소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훈련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매년 선배들이 여는 위문행사조차 받을 수 없었다. 임관식 또한 비공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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