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우의 차별에 반대합니다. 차별을 반복하는 육군은 언젠가 망할 것입니다" 현역 육군 청년장교들이 기자에게 건낸 말이다.
육군은 지난26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사사관65기·단기간부사관41기의 임관식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육군은 "학사장교 등의 임관식은 이슈가 되지 않는다.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것은 실무자 재량"이라며 시정의사가 없음 전했다.
이들 565명의 신임장교들은 장교 양성교육 입소 때부터 차별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예방을 이유로 잘 갖춰진 육군학생군사학교 교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대신 학사사관 선배들이 떠나 수년 간 사용치 않는 육군 제3사관학교의 낡은 시설에서 더부살이를 해야했다.
그런데 육군은 코로나19확산예방에 동참한 이들이 부끄러웠나 보다. 임관식이 끝난 한참 뒤에서야 일부 지역 기자들에게만 보도자료를 보냈으니 말이다. 육군은 이들의 3년 선배들인 학사사관62기·단기간부사관38기가 임관했던 지난 2017년 6월 25일에도 육군은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육군은 공교롭게 학사사관의 의무복무 기간인 3년 주기로 기다렸다는 듯이 천대와 모멸감을 임관선물로 줬다. 2017년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육군의 다짐은 '뻥이야'였다. 차별과 푸대접은 일부 장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육군의 척추로서 싸움의 전문가로 불리는 부사관의 경우 더 심각하다.
지난 23일 육군 인사사령부는 민간부사관 남군 2기 선발관 관련된 업데이트 내용을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인 '알바천국'에 개재했다. 육군 인사사령부는 개그맨의 일자리를 뺏을 정도로 웃기고, 한편으로는 화가나는 내용을 알바천국에 올렸다.
남군 모집인데, 성별도 불문했고, 나이도 상관없고 근무일시도 협의가 가능하다는 육군 인사사령부의 민간부사관 남군 2 선발 공고에 장교와 부사관들은 분개했다. 한 위관 장교는 "4년 간 의무복무하는 부사관이 알바생이라면, 군장학금 수령해 6년 복무하는 나또한 알바생"이라며 "조국에 대한 헌신이 10년 미만의 중·단기복무자란 이유로 차별받고 폄훼된다면 목숨을 걸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미 2015년 부사관 선발 공고도 알바사이트에 올려 빈축을 산 육군이다. 육군의 머리들께선 여전히 학력과 출신으로 구분하는 셈법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신 것 같다.
현역 장교시절 가장 많이 접했던 말은 "귀관 출신이 어디냐"였다. "부산입니다"라는 답변에 선배장교들의 표정은 시멘트콘크리트가 됐다. 육사냐 3사냐 학군이냐 학사냐를 묻는 질문이었으니까.
올해 초 육군 특전사령관은 예하 여단을 돌면서 '부사관은 4년제 대학을 나오지 못해 무식하다'라는 발언과 관련 내용을 간부교육용 PPT에 포함시켜서 군내부에서 논란이 된바 있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부사관의 자기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내용이 와전됐다'고 말을 바꿨다.
첨단무기도 4차산업혁명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미래전에 대비한다고 떠들어도 사람을 챙기지 않으면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에 점령된 해골무덤처럼 대한민국 강토는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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