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실적하락세가 본격화됐다. 실적 하향은 이미 1분기부터 시작됐지만 2분기는 낮춘 눈높이보다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본적으로 금리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화는 불가피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출 연체나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에 대한 손실 등 악재가 겹쳤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8527억원이다. 일부에서는 2조5000억원 선까지 낮췄지만 이마저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별다른 악재가 없었던 K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8767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감소한 8710억원이다. 분기 순익 9000억원대를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리딩뱅크 자리마저 위태롭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6137억원, 481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NIM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기준금리 하락폭을 감안하면 대부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3월과 5월 금리 인하 영향으로 2분기 은행권 NIM은 하락하겠지만 수신금리 하락이 동반되고 있어 우려 대비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평균 5bp(1bp=0.01%포인트) 미만으로 1분기와 유사하거나 일부 은행은 하락 폭이 축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들 가운에서는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한 기업은행 정도만 NIM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로 미리 자금마련에 나서면서 대출성장폭이 예상치를 웃돈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문제는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이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에 "국제통화기금(IMF)과 미 연준에서도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금지 및 배당금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은행권에서는 이런 논의를 참고해 코로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비성 충당금 전입이 전망된다"며 "실제 연체나 부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니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집합평가 대상의 개별평가나 신용손실 모형상 가정치의 인위적 보수화 등을 통해 전입하겠지만 아직 규모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은행별 실적 기댓값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은행들의 코로나 충당금은 대규모로 적립한 미국 은행들과 달리 시중은행당 500~1000억원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대손충당금과 함께 금융지주별로는 사모펀드 관련 손실규모에 따라 실적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관련 비용도 책임소재나 협상진행, 회수율 등이 거의 미정이므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신한금융 1700억원(증권사의 라임자산, 헤리티지펀드), 하나금융 490억원(은행의 라임자산), 우리금융 650억원(은행의 라임자산), 기업은행 300억원(디스커버리펀드)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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