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부동산 대책과 7·10후속대책이 발표됐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사철 비수기임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잇따른 부동산 규제 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고, 전세대출 조건을 강화했다. 또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실거주 수요를 늘리고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구입)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오히려 내집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자들은 전세로 남게 됐고 공급은 더 줄었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은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전세값이 급등한 서울 주요 지역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지난 18일 전세 수요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목동일대 아파트를 찾았다. 목동아파트는 지난 1980년 건설된 대규모 단지다. 행정구역상 1~7단지는 목동, 8~14단지는 신정동에 속한다. 목동은 유명세를 떨치는 학원이 많은 데다 유흥시설이 없어 학군이 좋기로 유명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 교육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동네로 통한다. 그만큼 집값도 여전히 강세다.
목동아파트 7단지 주변에서 주민 A씨(58)를 만났다. 그는 "목동은 자녀 교육을 이유로 전세로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전세가격이 올라도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참고 견뎌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20년 7월 둘째주(7월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상승세다. 그중 양천구는 목동, 신정동 대단지 위주로 전주대비 0.09% 올랐다.
양천구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551만원, 매매가격은 3379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목동5단지(전용면적 95.21㎡)는 전세가격이 8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6억6500만원선에서 전세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3개월 동안 전셋값이 2억원이나 오른셈이다.
학군 수요가 많은 목동은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겨울철 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하지만 지금은 여름철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6단지 전용 47.94㎡가 지난달 보다 3000만원이 오른 3억5000만원에 전세매물이 나왔다"며 "매물도 거의 없는 편이지만 등락이 있는 매매가격과는 달리 전세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으로 전세난이 더 극심해 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임시국회 통과가 유력한 임대차3법도 우려되는 요소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임대차3법은 기본 2년의 임대 기간 후 세입자가 2년간의 계약을 한차례 갱신할 수 있게 하면서 임대료 상승폭을 5% 이내로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집주인이 한 번의 갱신 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서 그간 못 올린 임대료를 왕창 올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계약 갱신 요구를 받고도 집수리 등을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고서 잠시 집을 비웠다가 다시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하면서 임대료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매가격이 정체현상을 보이지 않는 이상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임대차 3법 통과에 따라 시장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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