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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 칼럼]한국전쟁 70주기...환타지에 빠진 대한민국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소령으로 비상근복무간부 예비군 및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한국전쟁 70주기를 맞아 아픈 과거를 돌아보고 평화와 화합으로 나가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진보·보수로 나뉘어 역사의 아픔을 환타지로 보려는 것 같다.

 

지난 10일 향년 100세로 백선엽 장군(1960년 대장으로 전역)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한국군의 살아 있는 역사'로 추앙받는 인물이지만, 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 공비소탕간 양민피해, 선인재단 사학비리 등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유족들이 1944년 제조된 미군전투복을 골동품 가게에서 수의로 준비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진보측에서는 "죽어서도 외세냐. 국군장군복은 왜 안입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실제로 몇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관련 문의를 받기도 했다. 정확한 역사를 누구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지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국군은 한국전쟁 초기까지 제대로 된 복제와 개인장구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미군의 군사지원물자와 일본군 피복, 심지어 독일군 피복까지 혼재해서 쓸 정도였다. '광목 천'으로 만든 국군 자체 군복을 제작하기도 했지만, 염색이 쉽게 바래서 누렇게 변형돼 북한군으로 오인될 정도였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군수지원이 원활해 지면서 국군은 미군의 'M43HBT 작업복(전투복)'을 일반적으로 착용했다. 일부 고급장교들은 미군과 연합군이 착용한 미군 ODG-7계열의 전투복과 장비를 착용했다. 즉 한국전쟁 당시 제대로 된 국군의 군복은 존재하지 않은 셈이다.

 

고인의 유족들이 수의로 준비했다던 1944년제 미군 군복은 이차대전 당시 미군이 보급했던 M43HBT 작업복이 와전된 것으로 보여진다. 1954년 국국이 군인복제령을 제정한 이후인 1970년대 초반까지 사용된 군복이 M43HBT 작업복이다.

 

고인에 대해 지나치게 공훈이 언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죽어서까지 외세의 군복을 입느냐'는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고인이 '미군의 위장전투복을 입었다', '국군의 현용군복을 입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현행 군복 및 군장구류에 관한 법령은 예비역으로서 동원된 이들 외에 민간인이 현용 군복착용을 제한하고 있다. 육군은 고인의 사이버 추모관을 열면서 고인을 '예)대장'으로 표기했다. 그렇지만, 고인은 퇴역 군인이다. 퇴역은 현역과 예비역을 모두 마친 명예로운 호칭이다. 예비역 지위는 해당계급의 나이정년이 적용되는 만 나이까지 적용된다. 그 이후는 퇴역이 올바르다.

 

대한민국 국군은 현역과 예비역을 모두 마친 명예로운 직위인 퇴역을 부끄럽게 여기는 걸까. 아니면 죽어서도 일본식 표현인 '군신(軍神)'이 되어달란 의미로 예비역을 쓰고 싶은걸까. 그 속내가 궁금하다.

 

육군은 최근 한국전쟁 70주기를 기념하는 포스팅을 만들었다. 참전용사까지 모셔서 좋은 취지로 만든 포스팅이었지만, 한국전쟁 당시를 재연한 국군의 군복과 헬멧, 탄입대 등은 모두 1980년대 생산품이었다.

 

보훈처도 한국전쟁 기념 포스팅을 연재하면서, 독일군식 헬멧인 슈탈헬름을 사용했다. 이어진 포스팅도 한국전쟁이 아닌 월남전과 현대전 미군의 실루엣을 담았다. 다행히 본지의 지적을 받아들인 보훈처는 빠르게 수정했고, 사과문을 올렸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를 보고싶은 환타지로만 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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