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새벽 5시 49분,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 진입하던 전동차에서 7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승객들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노원역 직원 세 명은 119에 신고 후 쓰러진 승객의 가슴을 강하게 압박했다. 원활한 호흡을 위해 승객이 끼고 있던 틀니를 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직원들은 도움을 주겠다는 다른 승객들과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한 뒤 역사 내 비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했다. 다행히 어르신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고 상계백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에서 심정지로 쓰러져 구조를 받은 환자는 최근 5년간 총 143명이라고 21일 밝혔다. 한 달에 2.6명의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날 공사에 따르면 심정지 구조 환자가 가장 많은 노선은 2호선이었다. 2016년부터 올해 7월 4일까지 2호선에서만 총 36명의 심정지 구조 환자가 나왔다. 이는 해당 노선의 수송인원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이어 4호선 20명, 5·7호선 각 19명, 1·3호선 각 15명, 6호선 12명, 8호선 7명 순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구조된 환자는 직원의 빠른 조치와 승객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심장이 완전히 멎기 전인 4분 내에 응급조치를 받아 살아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후유증이 남는 사례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태가 심각하면 열차 안에서 그대로 심폐소생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열차가 상당 시간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부분의 승객들은 사정을 이해해 별다른 항의를 제기하지 않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11월 6일 22시경에는 8호선 열차 안에서 남자 승객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는 사건이 있었다. 인근에서 출동한 산성역 직원이 심폐소생술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열차가 20분가량 지연됐으나 항의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공사는 전했다.
공사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277개 역사 내 안내부스 근처에 자동심장충격기를 1대씩 배치했다. 직원과 시민들이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역 LCD 모니터에 사용방법을 안내하는 동영상을 표출하고, 종합안내도에는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표기했다.
시민 누구나 지하철 7호선 반포역에 설치된 '디지털 시민안전체험·홍보관'에서 '심폐소생술 시뮬레이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공사는 생명을 구한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반기별로 포상을 지급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승객을 구해낸 직원에게는 서울소방재난본부의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수여한다.
4일 노원역에서 70대 남성의 목숨을 구한 이동식 부역장과 권용태 주임은 "환자 가족이 몇 번이나 찾아와 고맙다며 상품권을 건넸지만, 정중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면서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하철역에 직원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비상통화장치를 마련했다. 공사 관계자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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