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데다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까지 거론되자 전세값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일대는 전셋집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강남, 서초구는 전국적으로 '부자 동네'로 알려진 데다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이 좋아 진입 기회를 엿보는 수요자들이 많다. 그러나 넘치는 수요에 비해 물건이 없어 '전세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개포동을 제외하고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가 없다는 점과 재건축 분양권 획득을 위해 돌아오는 집 주인들이 많아지는 것도 전세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다.
지난 22일 강남구 압구정현대아파트를 찾았다. 이 아파트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 재건축 아파트 '양대산맥'으로 통한다. 1976년 1·2차 아파트를 시작으로 1987년 지어진 14차 아파트까지 총 6335가구로 구성됐다.
현대는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라는 게 특징이다. 단지 내 서울압구정초등학교, 압구정중학교, 압구정고등학교가 모두 모여 있어 학군수요가 많다.
강남구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2455만원, 매매가격은 5593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며 서초구는 3.3㎡당 평균 전세가격 2310만원, 매매 5431만원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값이 계속 오르다보니 물건이 귀하다. 전용면적 108㎡의 경우 압구정고등학교 앞에 있는 현대 3차 아파트가 전세 6억5000만원에 유일하게 물건이 나왔다"라며 "9월 말부터 입주가 가능한데 앞으로 5000만원 이상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보유세 부담이 늘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아파트 단지 안과 밖에는 재건축 조합 설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부촌임에도 지하주차장이 없어 고급 외제차량이 주차선 밖을 빠져나와 아무렇게나 주차돼 있는 것도 현대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차들로 빼곡히 채워져 다소 답답한 모습이다. 현재 추진위원회만 설립된 현대아파트는 재건축 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재건축까지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있다는 게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은 서초구에서도 나타났다.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신반포4차(전용면적 105.44㎡)는 9억원에 전세 물건이 나왔다. 이 아파트는 지난 3월 6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잠원동의 경우 7·10대책 이후 나온 전세물건은 단 3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5억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반포동 미도1차(전용면적 84.96㎡)는 23일 7억원에 전세 물건이 나왔다.
한편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집값 상승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공급대책에서 제외되자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를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 때 18억원까지 떨어졌던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 호가가 22억원까지 상승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지원센터 부장은 "정부가 제시한 2년을 실거주해야 재건축 분양권을 얻을 수 있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돌아오는 집 주인들이 많아지면서 전세 물건이 더욱 귀해지고 있다"라며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가 당장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칠 지는 의문이지만 매매호가 상승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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